열무비빔냉면 건강하게 먹기
몇 년 전만 해도 냉면 없는 우리집은 설명하기 어려웠다. 근처 냉면 공장에서 업소용 면과 육수, 양념장을 박스채로 사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거의 매일 먹었다. 더운 여름은 음식 만들기 귀찮고 입맛이 없으니 면만 삶으면 되는 냉면은 우리집 단골 메뉴였다.
그러다 더 간편한 인스턴트 냉면이 나오면서 인터넷으로 사먹게 되었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극적인 시판 냉면을 줄이게 되었다. 지금은 그 자리를 국수가 대신하고 있지만 아쉬울 때가 많다. 어떻게든 냉면이 먹고 싶어 건강한 면을 찾아보다가 메밀과 현미만 넣고 만든 현미메밀면을 알게 되었다. 밀가루가 없어 쫄깃한 맛은 덜하지만 먹고 나면 속이 편해서 좋다. 양념장도 설탕대신 원당을 조금 넣어 단맛을 조절해 그때그때 만들어서 먹는다.
며칠 전 엄마가 열무물김치를 담그셨다. 엄마는 여름이 되면 꼭 열무김치를 담그신다. 시원한 국물이 있는 물김치는 여름에 잘 어울린다. 시장에 갔다가 연해 보이는 열무를 발견하고 뚝딱 담그셨다. 언제 다 만들었냐고 물어보면 엄마는 물김치 만드는 건 일도 아니라고 늘 말씀 하신다. 엄마가 만드시는 걸 보면 정말 쉬운 것만 같다. 열무를 보니 딱 냉면이 생각났다. 물부터 올렸다.
냉면의 면은 국수의 면과 다르게 익힌 면이라 냉동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면을 삶기 전에 반드시 가닥가닥 풀어주어야 한다. 찬물에 넣으면 금방 풀린다. 물이 끓으면 면을 넣고 뽀얗게 뜬 물이 올라오면 불을 끈다. 현미메밀면은 약하기 때문에 나머지는 잔열로 살짝익히고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양념장은 고춧가루, 간장, 식초, 원당,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김치국물을 약간 넣어 농도를 조절해 만든다.
양념장이 완성되면 면을 먼저 비빈 후, 그릇에 담고 물김치 국물을 가장자리에 붓는다. 열무 건더기는 면의 제일 꼭대기에 푸짐하게 올렸다. 면을 먹기 전 꼭대기에 있는 열무부터 한 젓가락 먹어본다. 맛있다. 면도 같이 섞어 먹어보았는데 싱거웠다. 국물에 따로 간을 한다는 걸 깜박했다. 다행히 남아 있는 양념장을 넣어 맛있게 먹었다.
냉면은 국수가 따라오지 못하는 맛이 있다. 깔끔하게 감기는 여름 맛이 있다. 역시 여름엔 냉면이다. 열무김치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 기쁘다. 내일 또 만들어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