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만들기, 일주일 점심 미리 준비하기
밥과 몇 가지 반찬만 있으면 한 끼를 채울 수 있다. 주말에 만들어둔 반찬에 마른 김과 파프리카, 오이고추를 곁들여서 점심을 먹는다. 하지만 매일 먹는 밥과 반찬이 먹기 싫을 때가 있다. 오늘은 뭘 먹지 고민만 하다가 식사 때를 놓치기도 한다. 맛있는 걸 먹고 싶은데 사놓은 재료도 없고 나가서 장을 봐오기도 귀찮고... 무엇보다 음식을 만들기조차 싫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바로 김밥이다.
어렸을 때 김밥은 중요한 날에 먹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소풍, 운동회, 수련회가 있으면 엄마는 김밥으로 도시락을 싸주셨다. 평소에 잘 먹지 않는 채소가 들어가지만 김밥으로 먹으니 맛있었다. 김밥을 만들려면 3~4가지 채소를 채 썰고 따로 볶아 식혀야 한다. 햄과 게맛살은 길쭉하게 썰어서 마른 팬에 볶고 계란을 풀어 지단도 만들어야 한다. 밥도 고슬고슬하게 따로 지어야 한다. 김밥 거리를 만드는 것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워킹맘이었던 엄마는 특별한 날에만 김밥을 만들어주셨다.
성인이 되고 요리에 취미를 붙이면서 김밥을 직접 만들어 먹게 되었다. 김밥 거리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번거롭고 힘들지만 한 번 만들어두면 며칠 식사 시간이 편해져서 좋다. 여러 번 만들다 보니 나만의 재료 기준도 생겼다. 우선, 밥은 소금을 넣지 않는 대신 발효식초와 참기름을 넣는다. 김밥 거리 자체가 간간하기 때문에 식초만 넣어도 새콤해서 맛이 잘 어우러진다. 김밥 속 재료는 색을 맞춰 당근, 시금치, 우엉, 계란을 준비한다. 무첨가 단무지를 쓰기도 하지만 묵은지를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식초와 원당에 약간 절여 사용하는 걸 더 선호한다.
김밥을 만들다 보니 노하우도 생겼다. 김 위에 밥은 한 김 식혀 손에 힘을 빼고 최대한 얇게 깐다. 뜨거운 밥을 힘줘서 밀면 아래에 깔린 김이 찢어지기 쉽다. (말기도 전에 김이 찢어져서 숟가락으로 퍼먹기도 했다.) 재료는 충분히 넣고(특히 계란은 많이 넣으면 맛이 좋다.) 아래쪽을 들어 말면서 펼쳐놓은 밥 위쪽과 끝이 닿도록 싸야 모양이 예쁘다.
오늘, 이번 달 김밥을 만들었다. 다음 주는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으니 벌써 든든하다. 만들어진 재료만 봐도 군침이 돌고 배가 부르다. 두 줄을 쌀.. 까... 나는 김밥을 정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