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하다 보면

잘 되지 않을까?

by 빛의투영

며칠간 내린 비는 대지를 적시고 생명을 연장해 주는 생명수 같았다.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나무들이 뒤로 뒤로 달아나지만 분명 뭔가가 달라 보였다.

기운 없이 축 쳐져 있었는데 생기를 더하고 환희의 춤을 추는 것 같다.

마당에 있는 나무에 빗방울이 떨어지고 튀어 오르는 잎의 움직임도 화분에서 키우는 식물들에게 물뿌리개로 물을 줄 때도 그 춤사위가 느껴지는 것 같다.

비가 언제 오나 기다리시던 어머니의 텃밭에도 생기가 돌았다. 지하수를 끌어올려 물을 주기도 했지만 너무

메마르다 보니 금방 물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이 비로 김장 김치에 들어갈 고춧가루 걱정은 덜해도 될 것 같다.

어머니의 텃밭은 요술 만능 텃밭이다. 없는 게 없다. 들기름, 참기름, 깨소금 등등 한 번도 사본적이 없다.

참 감사하게도 다 떨어 갈 때쯤 가져가라고 전화를 하신다.

아이들 학원 픽업 후,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댁에 잠시 들렀다.

요즘 아버님의 취미는 청계를 돌보는 일이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도 닭을 위해서 푸른 채소 잎들을 잘게 잘라 주시느라 얼굴이 까맣게 그을렸다. 새끼 병아리들이 부화하고 제법 많이 자랐다.

손주들을 보듯 얼굴에 미소를 가득 담아서 "너무 예쁘지?" 하신다.

손녀 손자는 모두 10명이지만 다들 너무 커버려서 자기 생활에 바쁘다.

막내 소녀인 우리 집 작은 아이는 너무 시크하다. 애교는 자기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만 보여준다.

인사를 하는 게 어딘가 싶다. 처음엔 사람들의 관심조차 싫어했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존재감을 드러내어 주니 기쁘다.

어머니 댁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항상 양손 가득히 장을 보고 온 것 같다.

고추장, 들기름 1병, 참기름 1병, 가지 4개, 방아잎 한 봉지가 실렸다. 쌀 20kg도 함께.

쌀은 다 먹어가면 전화를 드린다. 그날그날 정미를 해서 주시기 때문에 미리 말씀을 드려야 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과 무지개를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무지개여서 도착하자마자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한쪽에는 무지개 다른 한쪽은 먹구름 참 대조적이었다.

치유농업사 강의가 끝나고 나니 뭔가 많이 허전하다. 금요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강의를 들으러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빨래 돌리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밑반찬 몇 가지 만든 후 빨래까지 널어야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할 수 있다. 벌써 지치는 기분이다. 커피 한잔을 하면서 어제 본 것을 복습하고 오늘 공부할 것을

파트 별로 읽고 또 읽어 본다. 중요하다 싶은 것은 몇 번 노트에 적어 보기도 하고 안 외워지는 것은 포스트잇에 적어서 따로 모아 둔다.

평소에는 간식을 잘 먹지 않는데 등교시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들러 간식거리를 몇 가지 샀다.

뭘 사야 할지 몰라서 아는 맛 몇 가지를 골라왔다. 남편이 거의 다 먹을 것 같은 예감이 들지만 테이블 위에 정리를 해기만 했다.

동생말로는 계속 읽고 복습하고 다음 파트 읽고 노트에 생각나는 거 적어보고를 반복하다 보면 외워진다고 했다. 틈틈이 간식도 먹어 줘야 한다고.

책을 좋아하지만 이렇게 광범위하고 난해하며 외울 것이 많은 것은 참 오랜만이라서 이런 것까지 해야 되나 싶다. 시험에 나온다고 하니 머릿속에 저장하려고 애를 써본다.

이해하려고 들면 이 시험을 포기해야 하느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초기라서 그런 건지 오타도 있고 맥락도 이상하고 순서를 바꿔 쓰기도 하고 똑같은 말의 반복이다.

각 파트 전문가가 쓴 거라지만 단어의 통일성이 필요해 보인다. 남편은 공부할 것도 많은데 필요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아 보인다고 말을 했었다. 농업마이스터를 준비하는 남편 수업에 들어오신 교수님이 겹치기도 했다.

토양학 강의를 하시는 분이 셨는데 이 수업은 참 재미있었다. 농사를 짓는데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들을 되짚어 주신 것 같아서 정리가 되는 부분이었지만 이건 시험에 안 나온다. 교양 같은 것이라서.


요즘 눈의 피도로 많이 느껴지고 머리도 자주 아파서 병원에 갈까 하다가 검색을 해보니 눈이 많이 나빠진 것 을 알았다. 원래 안경을 쓰긴 했었는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꾸 만지고 써보려고 하다가 망가져서 더 이상 안경을 맞추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10년을 넘게 안경을 쓰지 않고 살아왔다.

가까이 있는 것은 잘 보였고 멀리 있는 것이 잘 안 보여서 항상 인상을 쓰다 보니 인상주름이 깊게 자국을 남겼다. 화장품을 바르면서 펴보지만 소용이 없다. 동생친구가 피부관리사인데 "언니 이건 보톡스 맞아야 펴져요."라고 했다. 생긴 대로 살지 뭐. 보톡스까지 맞을까 싶어서 솔깃했던 마음이 쏙 들어갔다.

운전하는데 불편함이 없었고 아이와 눈 맞추면서 책 읽고 입모양을 보여주며 글을 가르쳤기 때문에 더 안경이라는 존재가 기억에서 사라져 있었다.

눈은 더 나빠졌고 눈의 피로감이 빨리 오고 책을 많이 읽지 못했고 머리도 아팠던 이유가 난시였다.

안경을 맞추며 중간중간 체크하며 써본 안경의 렌즈는 잘 보이기는 했는데 바닥이 움직여 보이고 바닥 꺼져 보이는 느낌이 났다. 이렇게 쓰면 어지러움 증을 많이 느낄 수 있다고 했고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두 번째로 써본 안경의 렌즈는 그것 보다 조금 덜 했지만 벗고 보는 것보다는 선명했고 약간의 입체감이 더 느껴졌다. 세 번째까지 수정하고 결정을 했는데 안경을 쓰고 밖으로 나와보니 뭔가 조금 부자연스럽다.

건널목을 건너는데 입체감이 느껴져서 약간 주춤하게 되었다.

멀리 바라볼 때는 편안하게 잘 보였고 가까이 있는 것을 보려면 안경을 벗어야 했다.

모니터를 장시간 볼 때가 있어 블루라이트 차단과 VU차단 기능까지 넣었다. 적응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가까이 책을 볼 때는 벗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이제 머리는 덜 아프려나?

이번 주 주말에 비가 많이 온다고 했다. 치유숲 가려고 예약도 했는데 날짜를 옮겨야 할 것 같다.



오늘도 나를 만나러 와줘서 고마워.

아직도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어.

무조건 열심히 하는 거 말고는..

잘할 수 있겠지?

오늘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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