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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mes Apr 27. 2024

(12회) 다양하게 일하는 시대에 대처하기-2

미국에서는 하고, 한국에서는 안 하는 이유

중∙장년에 ‘적합’한 일자리를 중시하는 이유

중∙장년들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이후 계속 다양하게 일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프로젝트도 추진하면서 멘토링과 강의, 글을 쓰고 있다. 가장 마음이 가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는 ‘적합’ 일자리이다. 참여자와 회사를 공개 모집하면 효율적인 추진에는 당연히 도움이 되지만, 중∙장년 개인의 특성을 이해하기보다 외형적 성과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개인 맞춤형은 그만큼 지원과 노력이 들어가게 되어 효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알고도 할 수 없는 환경일 수 있다. 하지만 경험상 사후 관리보다 사전 준비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입하면 효율이 떨어지지 않고, 실효적인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행도 해 보았기 때문이다. 


잠재력 발굴과 사전 준비가 과제

내가 만나본 중∙장년들은 기대 이상으로 잠재력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단지 변화하는 시대 요구에 조정이 필요하며, 그 잠재력을 발굴하고 활용할 기회가 부족했던 것이다. 기업이 봉사단체도 아닌데, 신입사원도 아니고 경력이 오래된 사람들의 잠재력까지 발굴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초 무리다. 따라서 ‘적합 일자리’와 ‘적합 인재’에 초점을 맞추어 ‘사후 관리’보다 ‘사전 준비’에 비중을 두면 양측 모두 만족도가 올라가게 된다. 


‘적합’한 기업과 직무를 발굴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렇게 해야 맞춤형 인재를 찾을 수 있고, 사전 교육을 통해 상호 이해력을 키워 인턴십 형태이건 취업이 되었건 일을 하게 되면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안정적 고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기업에서는 중∙장년 채용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가지고 있었지만, 분야에 맞게 사전 교육과 기업에 대한 이해, 적응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경력사원 이상으로 즉시 직무에 적응할 수 있고, 전력화할 수 있기에 환영하는 분위기로 바뀐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자리가 부족한가,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인가? 

얼마 전, 이전 직장 동료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중∙장년들의 은퇴 후 이야기가 화제가 되어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 후 중견기업의 고위 임원으로 전직해서 현직으로 활약하고 있기에 자신감 때문일까 싶지만, 본인은 퇴직하면 집에서 쉬지 않고 어떤 일이라도 다 하겠다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 체면 때문에 하지 않으려고 해서 일자리가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경험담도 덧붙였다. 친척의 차를 타고 이종 중에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면서 수납원을 알아보고, 한국사람으로 대학교수 출신이라는 것이다. 한국이었으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생각을 바뀌면 얼마든지 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자녀들에게 퇴직하면 어떤 일이라도 할 예정이라고 했더니 그의 자녀들이 반대하더라고 덧붙이기는 했다. 과연 그가 말한 대로 퇴직 후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라도 할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초고령사회 목전에 60대보다 40대 지원이 더 급해진 현실

그다음 날 서울시 일자리사업에 참여하면서 창업지도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 임원 출신 남성의 퇴직 후 일자리 관련 경험담을 듣게 되었다. 그가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모집하고 있어 경험도 해볼 겸 찾아갔더니, 운영에 문제가 있어 50대 초반까지 이거나 65세 넘어야 경비로 채용할 수 있다면서 돌려보내더라는 것이다.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까지는 애매한 나이라는 그의 말이 무게 있게 다가왔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50플러스재단은 명칭 자체에서 50대 이상의 은퇴 후 제2 인생을 준비하게 하고 지원하는 목적인데, 평가 시스템을 바꾸어 40대의 참여 비중과 취업연계나 수입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활동 중심으로 운영을 전환하고 있다. 초고령사회가 눈앞인데 40대의 취업난 해결을 위해 지원하는 연령대를 낮추고 있어, 60대 지원은 비중이 낮아지게 될 것이다. 50플러스가 아니라 40플러스로 바꾸어야 한다는 농담도 했다.


교육보다 지원에 대한 사명감과 실천 필요

중소기업이나 사회적 경제 영역일수록 규모나 수익성 면에서 어려움이 있어 전문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 이런 환경일수록 정해진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전문인력’보다 유연성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적합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적합’은 효율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적재적소(適材適所)가 아니라 적소적재(適所適材) 개념으로 운영되는 것이기에, 그만큼 손이 가고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다. 어느 단체에 참여해서 활동할 때의 일이다. 그 단체장이 교육은 해도 문제 발생 소지가 많은 인재 매칭이나 소개는 하지 않겠다는 말에 접근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하여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 적이 있다. 교육을 했다고 해서 수강생들의 실력 향상이나 진로까지 책임질 수는 없지만, 특히 재취업이 절실한 중년과 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사업은 사명감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플랫폼 기업과 일자리 증가와 변화

2016년 이후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확산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 등장과 플랫폼 기업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말에 반신반의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니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고는 상품을 사고팔거나, 서비스를 의뢰하고 제공하는 일은 물론이고 직원을 구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일 등 생활에 필수적인 일들이 플랫폼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었다. 


항공기 예약, 호텔예약, 카카오택시, 숙박공유(에어비앤비), 펜션 예약, 여행, 취미, 하다못해 방문 손잡이가 고장 나거나 필름이 벗겨져 수리가 필요할 때, 주방이나 화장실에 문제가 생겨 서비스를 받고자 할 때, 이사를 가려고 준비할 때 등도 대부분 서비스를 플랫폼 서비스나 플랫폼 기업을 검색해서 이용하게 되었다. 

일을 하러 오는 사람들은 플랫폼 기업에 소속된 계약직원이나 개인 사업자들이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도 디자인이나 개발, 컴퓨터 수리 등 전문분야에서부터 단순 용역에 이르기까지 분야별 플랫폼에서 찾고, 활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플랫폼 서비스 뒤에는 누군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건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 형태이건 말이다.


중∙장년들이 할 수 있을만한 구인광고에 눈이 가고, 연락도 해보고, 가능하면 찾아가 보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택배 운전 구인공고가 많이 올라와 몇 개 업체를 찾아가 본 적이 있다. 취업할 수 있는 곳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방문해서 상담해 보면, 모두 개인이 화물트럭을 소유한 형태의 지입 차주 (운수회사를 통하여 영업용 넘버 취득 지원받고 개인사업을 하는 것)를 구하는 경우다. 트럭이 없으면 판매 알선이나 임대 알선까지 해준다고 한다. 체력 소모가 많아 연령대는 50대까지만 선호한다. 택배나 운전직도 플랫폼 기업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나 쿠팡, 마켓컬리 등에서 집으로 오는 택배는 물론이고, 주변의 편의점에 판매상품을 실어 나르는 차량 대부분도 지입 차주들이다.   


개인들에게 대응과 유연한 생각, 실천이 중요한 과제

저출산 고령화시대,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지금이 중∙장년들의 경험과 잠재력을 활용해야 할 시기이며, 동시에 중∙장년들은 변화하는 기술과 산업환경에 필요한 요구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본인의 가치관과 희망 진로에 맞추어 다양하게 일할 수 있는 마음과 능력을 미리 준비해 두어야 기회가 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20~30년 이상 경험하고 축적해 온 자산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으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자고 일어나면 변화하는 시대에 미래와의 소통을 수시로 하면서 대비해 왔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람과, 현재만 보고 걸어오면서 변화에 준비가 부족한 사람과는 갈수록 차이가 더 커지게 된다. 


어떤 변화가 또 어떠한 형태로 우리 앞에 다가올까 궁금하지 않은가? 

수시로 생각해 보고 찾아 나서 보는 것도 흥미롭지 않을까?   


다음에는 창업과 창직, 사회공헌도 다양하게 일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언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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