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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숑의 직장생활 Aug 04. 2023

[16화] 참, 내가 이런 말까지 해야 되나

매니저 이직한 지 3개월 정도 지났다. 신입 때부터 나랑 을 같이 했어서, 일부러라도 이것저것 챙겨주려고 했던 친구였다. 그래서 이직한다고 했을 때, 아쉬웠지만 나름 조언도 많이 해주고, 따로 밥도 몇 번 사줬다.


던 어느 날, 사람들이랑 술자리를 갖다가 임매니저 얘기가 나왔다. 시작은 박책임님이었다.


(박책임) "아, 나 얼마 전에 임매니저한테 카톡 왔던데, 잘 지내냐고"

(남매니저) "진짜요? 저도 며칠 전에 전화 통화 했어요, 이제 좀 적응했다고 하던데"

(박책임) "어어 맞아, 요즘 일 재밌다고 하더라, 그냥 그냥 만족하면서 지내는 것 같던데?"


나는 연락 안 왔는데.


(남매니저) "아 그리고 말 나온 김에, 다다음주 목요일에 임매니저랑, 책임님이랑 저랑 해서 술 한 잔 하기로 했는데, 만숑님도 조인하실래요? 박책임님은 그 날 일 있으시다고 했(박책임이 고를 끄덕인다). 오래간만에 얼굴도 보고 하시죠, 임매니저랑 친하시잖아요"

(만숑) "아, 나 그날 다른 사람들이랑 선약이 있어서... 아쉽네 진작에 알았으면 좋았을 걸"

(남매니저) "그래요? 어쩔 수 없죠 뭐, 다음에 보시죠 그럼"


다다음주에 일정 텅텅 비었는데, 나도 모르게 선약 있다고 말해 버렸다.


임매니저 나한테 서운한  있었나? 내가 뭐 실수한 거라도 있나? 그때 엑셀 수식 틀린 거 가지고 뭐라 한걸 마음에 두고 있나? 내가 어려운가?


까먹었겠지... 까먹을 수 있는 건데. 이거 참, 이런 말 하는 게 웃기긴 하다, 그렇지? 별 거 아닌 거 가지고 임매니저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는 것도 우습기도 하고. 사람들한테 사실 나한테 연락 안 와서 술 먹으러 가기 싫다고 하는 것도  쪼잔 것 같고. 화가 나는 건 아닌데, 그냥 뭔가 언짢은 느낌? 무슨 느낌인지 알죠? 직장 생활하다 보면 가끔씩 사람들한테 짜증 나기는 하지만 얘기하기에는 좀 유치한 거.


사실 '빈정'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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