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는 여정
아이를 36개월까지 키우고 나니, 이제는 나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압박감이 밀려왔다.
엄마에서 디자이너로 돌아갈 수 있을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는 생각으로
행동에 나섰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생각이 나를 잡아먹을 것만 같았으니까.
그래서 프랑스어 학원에 다시 등록하고,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의 경험과 열정을 담은
나만의 브랜드를 다시 만들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단순히 "남들도 하니까 나도 해야지"가 아니라,
나만의 철학이 담긴 제품을 만들고 싶어졌다.
과거 상하이에서 브랜드를 만들려고 도전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브랜드 컬러나 제품이 왜 필요한지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잘 만들 수 있는 것만 만들었다.
그 결과, 나의 애정 어린 제품들은 빛을 보지 못했다.
이런 과정을 겪고 나니, 다시 한번 용기를 내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불안과 의심이 찾아왔다.
"과연 이번엔 잘할 수 있을까? 저번에 망했는데,
또 망하는 건 아닐까?"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정의 내리고 있을 때,
남편이 말했다.
"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건 하나의 과정일 뿐이야!
네가 스스로를 믿지 않는데,
사람들이 네 제품을 믿을 수 있을까?"
정확히 내 문제를 짚어냈다.
나는 항상 최선을 다했지만, 늘 자신을 의심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결국 중요한 것은, 남들이 아니라
‘내가 나를 믿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나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 믿음으로 어제보다 1g 더 나아진 나를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1kg 더 성장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