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이상하고 오묘했으며 흥미로웠지.
너는 평화로운 어느 저녁, '벼랑 위의 포뇨'를 닮은 모습으로 내게로 왔지.
문경에서 왔고, 이름은 포포라고 했어.
상큼하고 유니크한 이름의 너에게 나는 처음부터 마법에 걸린 것처럼 마구마구 끌렸지.
길쭉한 타원형으로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너는 완두콩 꼬투리 천 배 정도, 어찌 보면 땅콩을 오백 배 튀겨 놓은 것 같기도 한 묘한 모습에 몹시 흥분되었지. 크기는 8cm 정도, 색깔은 민트색도 아닌 것이 연두색도 아닌 어정쩡한, 아직은 정체성을 너도 잘 모르는 것 같은 묘하게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지.
너는 첫인상부터 이름도, 생김새도, 맛조차도 모든 게 생소하고 흥미로와서, 미소가 절로 나오고 나의 잠들어 있는 호기심에 계속 부채질을 해댔지.
다섯 개 중에 한 개를 집어 들었어. 색으로 보아 온전히 익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잘 익은 황도 복숭아처럼 잘 벗겨지는 껍질에 깜짝 놀랐어.
이런 맛은 처음이야.
아보카도 같기도 하고, 크리미 한 것이 마의 미끌거리는 맛도 나고, 덜 익은 망고 맛도 나는 것 같고, 아무튼 너의 첫맛은 이상했어. 솔직히 맛있다고는 할 수 없었지.
너와의 짝꿍인 씨도 참으로 묘했어. 커피콩처럼 생긴 초콜릿 조각을 닮은 씨가, 열매 한 개에 7~8개 정도 하모니카의 마디처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들어있었는데, 너는 씨조차도 유머러스하고 흥미로웠지.
생긴 건 열대 밀림의 피그미 마모셋이나 골든 라이언 타마린처럼, 귀엽고 깜찍한 원숭이들이 두 손을 맞잡고 앙증맞게 먹어 치울 것 같은데, 그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너구리, 다람쥐등이 즐겨 먹고, 그 이전에는 흑곰들도 너희들을 좋아했다고 하더군.
조지 워싱턴이 가장 좋아했던 디저트 과일이었고, 그 시기 "가난한 사람들의 바나나'로 불렸다니 너는 역시 범상치 않은 구석이 존재하는구나.
예쁜 수지가 포포 숲 속 아래서,
포포열매를 주워, 주머니에 넣고 있지.라는 가사처럼
지금도 유치원이나 캠프송으로 불리는 민요속에서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숨 쉬지.
네가 나에게로 온 지 2~3일이 지났어.
민트색인지 연두색인지 어정쩡한 색깔에서 망고 같기고 하고 배 같기도 한 색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는데, 그 맛은 아보카도 더하기, 망고 더하기, 바나나 더하기, 바닐라 더하기, 멜론 더하기에 알 수 없는 묘한 맛 더하기, 여전히 이상하고 오묘했으며 흥미로운 맛이었지.
나는 초코색을 띠는 조약돌을 닮은 8개나 되는 너의 씨를, 윤전기에서 끊임없이 떨어지는 조간신문처럼 나무 종지에 뱉어내며 궁금했어.
포포, 너는 도대체 누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