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2022.08.24

by 고주

후드득 소낙비 따라

마실 나온 도토리들 위로

얄밉게 여물어가는

더 많은 도토리들


추석을 기다리며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알밤들 아래로

펼치지 못한 꿈을 안고

사위어 가는 슬픈 밤 몇 개


폭죽 터지듯 떠오르는

알량한 생각들이

잔바람에도 우둑 떨어지는

가을

그것마저도 덮어버릴

긴 겨울이

또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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