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꽃은 어떤 색깔일까? 어떤 향기일까?
나라는 이름이 없어져서
불안과 공허에 휩싸인 엄마들.
당신도 지금 충분히 값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당신이란 꽃이 피지 않았을 뿐이지,
당신이 잘못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이름이 영원히 없는 것이 아닙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
지금 이 시간들을 이용해서 나를 알아낸다는
인생의 숙제 꼭 풀어보시길 바랍니다.
나의 이름은 내가 직장을 그만둔 다음 날부터
불리지 않았다.
“누구 엄마” 항상 “누구 엄마”가 나의 호칭.
아이의 엄마가 나의 이름이 되었을 때는,
지금 나의 인생이 쉼표인 건지 연장선상인 건지
구분이 가지가 않았다.
쉼표라기에는 나는 여전히 숨을 쉬며
생활을 하고 있다.
연장선상이라고 하기에는 그 생활 속에 나는 없었다.
이도 저도 아닌 나였기에 그 사이에서
방황을 항상 하고 있었다.
불안과 공허는 일상의 생활과 함께 가는 것이었다.
내 이름이 점점 더 안 불릴수록
나는 아이들과 남편에게 매달렸고, 의지했다.
나조차도 누군지 모르는 나는
내가 아이들이 되어야 했다.
내가 남편이 되어야 했다.
그래야 내가 살아있는 것 같았다.
점점 더 가족들과 분리가 안 되는 나를 보니,
나 자신이 점점 더 한심해졌다.
나를 놓지 않기 위해서 매일 거울을 보고,
셀카를 찍으며 나 자신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내 이름을 내가 불러주었다.
그리고 매일 운동을 하며 나의 몸을 인식하고,
일기를 쓰며 나의 감정을 느꼈다.
그렇게 노력을 한 결과,
어느 순간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내가 나와 친해져서 나를 챙겨주게 되었다.
나를 안다는 것은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며,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 주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니,
지금 나의 현실도 인정하게 되었다.
나의 삶도 나의 일부이니까.
지금 아무것도 없는 나의 평범한 일상들도
분명히 나의 인생에서 값진 경험들이며,
엄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나는
무서운 것이 없었다.
이 세상에서 나의 아이를 못 지키는 것 말고는
무서운 것이 없었다.
분명히 강해져 있다.
그것만 해도 지금껏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에서 얻은 값진 보상이다.
내가 나를 인정하고 알아내고, 강해졌다.
내가 나를 알아내자 나만의 ‘나 사용법’이 생겼다.
나를 어르고 달래는 법도 알아냈다.
나의 인생이 의미가 없다고, 나이만 먹는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나를 사용하여 거창한 목표, 꿈을 세우는 것
말고, 나만의 ‘도장 깨기 판’을 만들었다.
도장 깨기 1단계부터 차근차근 도장을 깨면서
나의 일상생활을 유지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의 이름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의 인생을 인정하자 미래가 막 보이지는 않지만, 현실에 더 충실할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나의 머릿속에 있는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도장을 하나하나 깨다 보면
아이들도 그만큼 자라 있을 것이고,
어느 순간 나도 나의 머릿속에 있는
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피지 않은 꽃이지만,
나라는 나무는 계속 성장 중이다.
그 시기는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나라는 꽃은 필 것이다.
무슨 색깔, 무슨 향기,
어떤 모양의 꽃이 필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나만의 꽃이 활짝 피길 기대하면서 오늘도 난 최선을 다하며 산다.
그동안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