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는 또 하나의 핑곗거리. 지겨움.

권태기는 네 탓이 아니고, 나의 도파민 탓.

by 호영

술을 마시는 또 하나의 핑곗거리. 권태감.


지겹다.

나 자신에게 권태기가 왔다.

내 인생에 권태기가 왔다.


심심하고 무료해서 술을 마시고

아무 생각 없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일상이 답답해서 담배를 피우고,

또 술을 마신다.

그렇다고 딱히 재밌는 것도 아니다.


권태기란, 관계나 상황에서 느끼는

지루함이나 무관심을 말한다.

흔히 사랑하는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

많이 쓰는 단어이다.


사랑하는 연인이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는

서로에 의해 높아진 도파민의 수치로

서로에게 기쁨과 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어

상대방에게 강한 끌림과 열정을 유도하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도파민 수치가 안정화되면서

초기의 강한 흥분감이 줄어들어 권태감이 생긴다.

현재 무엇인가에 중독이 된

나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중독 행위로 인해 높아질 대로 높아진

도파민은 더 강한 자극의

중독 행위를 하지 않으면

채울 수 없는 권태기가 생긴 것이다.


연인 사이에서는 권태기가 왔을 때,

‘네가 나에게 소홀해서 그래.’

‘네가 살이 쪄서 그래.’

‘네가 나와 맞지 않은 것 같아.’

라며 내가 싫어하는 무엇인가를 찾아서

상대방 탓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상대의 원래 모습이다.

연인으로 인해 도파민이 높아진 상태에서

즐거운 것 같은 일상을 보내다가

사이가 안정화되면서 서로 만나게 되어도

도파민 자극이 높아지지 않아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게 되는 느낌을

연인 탓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는 그대로이다.

권태기는 나의 문제인 것이다.


권태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파트너를 바꾸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안일한 내 인생이 지루해지면,

나를 바꾸는 것보다 옆에 있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 도파민 자극을 하기에

더 쉬운 방법이므로

파트너를 바꾸어서 자극을 추구하려고 한다.


파트너를 바꾸게 되면 잠시는 행복해질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서로 안정이 되면

또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혼자서 도파민 충전을 할 줄 모르게 되면
계속해서 사람을 바꿔야만
행복해지는 타인 의존적인 삶이
계속될 것이다.


연인끼리 권태기가 온 것 같으면

상대가 아니라 내가 바뀌어야 한다.


상대로 인해서 채우고 있던 도파민을

주도적으로 다른 곳에서 채울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인생에 대한 권태기도 마찬가지다.

중독 행위로 높아질 대로 높아진

도파민으로 채워지지 않는 무료함을

나의 인생 탓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

나의 인생은 그대로다. 이게 나의 인생이다.


내가 바뀌어야 한다.
나의 상황을 바꾸어야 한다.

나의 상황을 바꾸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할 만큼 거창하지 않다.

예로 들어,

퇴근길에 내가 가보지 않았던

골목길 한 번 들어가 보기.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 먹어보기.

입어 보지 않았던 스타일의 옷 입어 보기.

클럽에 가보지 않았다면,

클럽 복장하고 클럽 가보기.

도서관에 가보지 않았다면,

도서관에 앉아 있어 보기.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에게 연락해서

안부 인사 건네보기.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들어보기 등.

무료한 나의 인생에서 바꿀 수 있는 상황들이

너무나도 많다.


별것 아니지만 내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하고
매일 하나씩 해보게 되면 이로 인해
새로운 도파민이 분출되고,
하루하루 설렘을 느낄 수 있는
나날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중독 행위로 인해 높아진 도파민을

성취감으로 채워서 지루한 일상을

더 건강한 도파민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은 성취감으로 인한 도파민이

더 높은 도파민을 원하게 되어서

큰 도전도 할 수 있게 된다.


도파민을 스스로 채울 수 있는 나는

권태기가 왔다고 연인을 바꾸지 않아도 되고,

인생이 지루해지지도 않게 될 것이다.

그렇게 내 인생은 매일 술을 마시며

핸드폰만 바라보며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라보며

부러워하게 되는 것이 아닌,

매일 나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설레는 인생이 될 것이다.




TO. 아빠.

절대로 도전이 늦은 나이가 아닙니다.

도전은 거창한 것이 아니에요.

매일 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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