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나'를 만드는 그것 : 가치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가까운 가족들부터 길에서 지나치는 낯선 사람들까지. 일회성의 스치듯 지나가는 만남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의 소개로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경우도 있죠. 어떤 방식이든 여러 사람들을 만나 보면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모든 인간의 지문 모양이 다르듯 각자가 발산하는 느낌이 다른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다음에 또 만나고 싶은 기분이 드는 반면 어떤 사람은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단순히 나와 맞거나 맞지 않기 때문일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죠. 이처럼 우리는 독립적으로 살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보이지 않는 관계 속에 얽혀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 호감을 느끼면 두 번, 세 번 만남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또는 지인을 통해 낯선 사람들과 만나는 경우도 있겠죠. 이러한 만남의 과정에서 우리는 상대방을 관찰합니다. 그 사람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을 이미지화하여 기억합니다. 지금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열어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읽어 보세요. 이름마다 느껴지는 감정이나 생각들이 꽤나 다르게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우리가 느끼는 상대방의 가치에 따른 반응입니다. 밝고 재치 있는 사람에게는 즐거움이라는 가치가 있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편안함이라는 가치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상대방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가진 가치를 이미지화하여 기억에 저장해 놓는 것이죠. 한번 저장해 놓으면 그 사람을 떠올리는 동시에 가치가 함께 떠오릅니다. 마치 콜라를 떠올리면 시원함이라는 가치가 떠오르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콜라 하면 왜 시원함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를까요? 의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바로 꾸준함이 그것이죠. 이 음료 업체는 정확히 의도한 대로 꾸준히 사람들의 머릿속에 시원함이라는 가치를 저장시켰습니다. 그래서 건강에 좋지 않은 당성분이 많다는 사실과 마실 때 따끔거리는 목의 통증 따위는 애초에 떠오르지 않는 것이죠. 만약 시원함을 꾸준히 의도하지 않았다면 콜라의 가치는 건강에 좋지 않은 음료로 변질되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콜라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말이죠.
이와 마찬가지로 스스로가 원하는 자신의 가치 또한 의도해야 합니다. [나는 '무엇'이다]라는 어떤 정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자신의 가치는 상대방의 의도대로 흘러가게 될 것입니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원하는지 정하고 의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그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야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판단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슬퍼해봐야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사실 다른 사람이 몰라주는 것보다 더 힘든 건 자신이 원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닐 수 있다'라는 책에서는 '브랜드는 사람이다'라고 말합니다. 브랜드와 사람을 동일시하는 이유는 아이를 낳고 원하는 인간상으로 키워가는 과정과 브랜드를 키워가는 과정이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브랜드가 상대방이 느끼는 인식이라는 점에서 사람이 가진 가치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브랜드 또한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원하는 가치를 바로 알고 의도하는 것입니다. 의도하는 순간 다른 사람들의 나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나 스스로의 인식도 굳건해질 것입니다. 결국 삶의 방향 또한 명확해지겠네요.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 개개인들도 고귀한 존재들이 맞습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가치는 죽은 가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인간이 가진 것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삶은 만족이라는 조건이 선행되어야만 성공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만족은 다른 누군가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감정이 아닙니다. 오직 자신만이 끄집어낼 수 있는 감정인 것이죠. 따라서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의도한 가치를 계속해서 추구해야 합니다.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무엇'입니다'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