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문명의 발달과 상업의 활성화로 현대 사회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필연적으로 조직의 형태를 갖춘다. 그렇다면 이 조직을 구성하는 다양한 개인들이 어떻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조직 행동(Organization Behavior)의 핵심 원리를 살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고사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험에 처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조직 행동의 본질을 관통하는 중요한 교훈이다. 조직의 구성원은 적이 아니지만, 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조직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성과 향상과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다. 따라서 조직 행동에 대한 이해는 경영자와 미래의 리더들에게 필수적인 과제이다.
현대 경영환경에서는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구성원의 성격, 태도, 동기 등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하면서도, 조직의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협력하는 유연성이 요구된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의 일반적 관리 원칙보다 인간관계론, 개방시스템, 상황이론 등 다양한 이론적 틀에서 그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특히 개방시스템 이론은 상호연결성, 개방성, 등결과성(equifinality),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라는 가치들을 강조하며, 현대 조직 관리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개방시스템 적용 사례
글로벌 OTT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는 복잡성 및 동태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조직 문화에 개방시스템의 원리를 적극 도입하였다. 넷플릭스의 주된 철학인 “People Over Process(절차보다 사람)”은 조직의 관리 방식을 혁신하는 핵심 원칙이다. 많은 기업들이 상명하달식 의사결정 구조나 불투명한 의사소통으로 인해 변화를 이루기 어려운 반면, 넷플릭스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었다. 통제 대신 맥락 공유(context sharing)와 구성원에게 자율성 부여(empowerment)를 강조하며,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사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는 조직 내에서 개인이 더 큰 책임감과 주도성을 갖게 하여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또한 넷플릭스는 의사결정의 협력적 접근을 지향한다. 중요한 결정은 인폼드 캡틴(Informed Captain)이라 불리는 리더를 중심으로 관련된 팀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토론을 통해 이끌어낸다. 이 후 각 팀은 자율적으로 결정을 실행하면서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며, 이는 넷플릭스의 "높은 목표 정렬, 느슨한 결합(highly aligned, loosely coupled)" 구조에서 기인한다. 이를 통해 각 팀은 독립적 운영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넷플릭스의 전체 목표와 일치된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넷플릭스 조직의 등결과성개념을 잘 반영한다.
인폼드 캡틴은 의사결정에 요구되는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조직원을 이끌어 가는 리더를 의미
최소한의 규칙, 최대한의 자율성
넷플릭스는 구성원들에게 불필요한 규제를 가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절차를 위한 절차"는 주로 조직이 위기에 처했을 때 활성화되며, 이는 개인의 창의성을 억제하고 환경 적응을 어렵게 만든다. 넷플릭스는 직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자유를 최대한 부여하며, 불필요한 규율을 최소화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휴가 방침은 단 두 마디로 요약된다. “Take vacation(휴가를 쓰자).” 비용 정책 역시 간결하게 “Act in Netflix’s best interests(넷플릭스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행동하라)”로 표현된다. 이러한 ‘거의 없는 규칙(almost no rules rule)’은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며, 구성원들은 이를 통해 자유로운 환경에서 스스로 적합한 규칙을 만들어간다.
개방 시스템의 이점과 도전
일부 사람들은 넷플릭스의 자유로운 문화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할 수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 내에서도 일부 구성원들이 이 문화를 오용하는 경우가 존재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창의성과 적응력, 혁신의 부재를 조직의 가장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율성을 강조하는 경영 방식을 포기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실수와 시행착오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인 성공을 이루기 위해 오류로부터 배우는 문화를 만들어왔다. 이는 직원들의 자율적인 판단을 촉진하고,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사람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
개방시스템 이론과 인간관계론에 따르면, 현대 경영환경에서는 사람 중심의 경영이 필수적이다. 과거의 독단적이고 통제적인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존중과 열린 소통이 창의적 아이디어와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며, 이는 조직의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넷플릭스의 사례에서 보듯, 엄격한 규제보다는 구성원들에게 맥락을 공유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조직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다. 조직의 본질은 협력에 있으며, 개방적이고 능동적인 담론을 통해 더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김예정.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Global Business & Technology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