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노동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다양성 증가를 뽑을 수 있을 만큼, 과거에 비해 여성 인력의 증대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무색하게 대한민국은 12년 연속 OECD 선진국 29개국 중 직장에 다니는 여성에게 가장 가혹한 국가로 꼽히고 있다. 올해 3월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OECD 29개국 중 29위를 차지했다.
유리천장(Glass ceiling)은 여성인력이 최고 경영층에 올라가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여성의 노동 참여율, 남녀 교육/소득격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 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의 지표를 반영한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한국 여성이 타 선진국 여성들보다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으며, 노동시장에서 소외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글로벌 환경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낮추고, 기업 자체의 발전을 저해한다. 따라서 최근 여성 인력의 활용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여성의 경력단절
올 초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남녀 고용률 격차는 20대에는 2~3%에 불과하지만 30대에 들어서면 30% 수준으로 벌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30대 남성 고용률은 90%에 육박했던 반면, 30대 여성 고용률은 54.6~64.4%에 그쳤다. 30대에 들어서면 여성은 임신, 출산 등 배우자에 비해 가정에 대한 부담이 많이 지게 되고, 이는 곧 조직 몰입에 방해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직장-가정 갈등이 여성의 경력성공에 미치는 패널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경향은 직장 내 여성 인력의 퇴사율 증가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이 연구에서 2010년 여성 관리자의 직급별 분포를 살펴보면, 총 1,381명 중 과장(36.3%)과 차장(16.4%) 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여전히 근무 중인 여성 관리자 수는 353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는 여성 관리자들이 직장에서 경력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여성들의 육아 및 가사 부담 등의 외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여성 인재의 경력 발전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와 유연한 근무 환경을 마련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한국의 기업 문화에서 여성은 남성 중심의 전통적인 조직 환경, 고정관념, 그리고 편견 등으로 인해 경력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진(Top Management Team, TMT)에서 여성 임원의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국내 100대 기업에서 여성 임원 수는 역대 최다인 463명을 기록했지만,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고작 6.3%에 불과하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치로, 예를 들어 메타는 35.5%, 애플은 23.0%, 인텔은 20.7%에 달하는 여성 임원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여성 임원이 경영진의 중요한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있어 여전히 많은 제약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한국의 기업 문화에서 여성은 남성 중심의 전통적인 조직 환경, 고정관념, 그리고 편견 등으로 인해 경력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외에도 여성의 경력성공에 참고할만한 역할 모델과 여성 특유의 생애주기 특성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관리자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의 최고경영진(Top Management Team, TMT)에서 여성 임원의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24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는 46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6.3%에 불과하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예를 들어, 메타는 여성 임원 비율이 35.5%, 애플은 23.0%, 인텔은 20.7%에 달한다. 따라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실질적인 경력지원 및 심리사회적 멘토링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삼성전자의 여성 인재 육성 전략
삼성전자는 여성 인재의 경력 개발과 경영진 진출을 위한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며, 이 문제 해결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접근은 단순히 고용을 넘어, 여성 인재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위한 전략적인 인사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93년부터 대졸 여성 공채를 도입하여 여성 인력을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그 결과 2023년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여성 임원인 이영희 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첫째, 삼성전자의 여성 인재 육성 전략은 직장 내 여성의 경력 개발뿐만 아니라, 직장과 가정의 통합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업무와 개인 생활을 균형 있게 조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결혼, 출산, 육아를 지원하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배우자 출산휴가는 최대 20일 동안 유급으로 제공되며, 난임휴가(6일), 사산휴가(3일) 등 다양한 가족 친화적인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제도는 특히 여성 직원들이 직장 내에서 경력을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삼성전자는 미취학 자녀부터 대학생까지 학자금을 지원하며, 본인 및 자녀의 결혼 시 유급 휴가와 축하금을 지원하는 등 직원 복지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2022년부터 도입된 ‘리보딩(Re-boarding) 프로그램’은 6개월 이상의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들이 빠르게 업무에 복귀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 멘토링, 재택근무 지원 등을 제공한다. 이는 경력 단절을 최소화하고, 복귀 후에도 원활하게 직장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시스템이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중요한 혁신은 사내 대규모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2015년부터 도입된 ‘자율 출퇴근제’를 통해 직원들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자율 출퇴근제는 직원들에게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여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 덕분에 삼성전자의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2021년 25.3%에서 2022년 29.1%로 증가했으며, 육아휴직 후 복귀율은 남성 97.7%, 여성 99%에 달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육아휴직을 통한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남성의 육아 참여를 장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삼성전자는 여성 인재의 경력 개발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리더십을 강화하고, 이를 조직 문화 혁신의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여성 리더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2022년 기준 여성 임원 비중을 6.9%로 설정하고, 이를 2030년까지 2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여성 리더십 목표제'이다. 이 목표는 단순히 여성 임원의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서, 여성 인재가 회사 내에서 경영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여성 임원들 간의 멘토링을 강화하고, 신뢰받는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리더십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여성 동료 간의 네트워킹 기회를 마련해 여성 인재들이 상호 협력하고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여성 인재들이 단순히 회사 내에서 경력을 쌓는 것을 넘어, 임원으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궁극적으로 회사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성 리더십을 확장함으로써 조직 내 다양성을 증진하고, 성별에 관계없이 역량 중심으로 승진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마무리
이처럼 삼성전자의 여성 리더십 강화 노력은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서, 장기적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지니고 있는 가정에 대한 책임은 막중하다. 따라서 “육아, 출산을 하고 나면 복직이 어렵지는 않을까?”,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데?”, “아이는 엄마가 있어야 할 텐데?”등 여성들이 겪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며, 가정에 대한 책임이 기업 핵심인재의 경력단절로 이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동시에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기업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인재를 개발 프로세스를 추진해 가야 한다.
김선경.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과.
권석균, 이병철, 양재완. (2021).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인적자원관리. 도서출판 시대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