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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걸어서 뇌 속으로 Jun 28. 2023

안으면 기분이 조크든요

사랑에 관한 작은 생체적 고찰 - 스킨십

코로나가 터지고 얼마 후, 미국의 농장은 때아닌 호황을 맞이했다. 농장을 찾는 미국인들의 발걸음이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희한하게도 신선한 고기나 작물을 사러가 아니라, 온전히 농장의 양이나 소를 보러 오기 위해, 정확히는 그 동물들을 안기 위해서 농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카우 커들링(cow cuddling)은 전세계적으로 퍼져갔다. 신기하게도 인간이 많이 안은 소의 행복도 역시 높아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렇다면 소나 인간은 왜 안을수록 행복할까? 왜 우리는 ‘안아줘요 ‘라는 10센치의 노래처럼 안김을 당하고 싶어하고 개나 고양이처럼 귀여운 걸 보면 안고 싶을까?


많은 심리학적 이유가 있겠지만, 뇌과학적인 이유는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 때문이다. 옥시토신은 뇌의 뇌하수체라 불리는 호르몬 생산공장에서 나와 온 몸으로 퍼진다. 이 사랑의 호르몬은 우리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유대감을 생성해 신뢰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즉, 우리의 기분을 ‘행복하게 ‘ 만들어준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는 것이다. 저 따듯하고 귀엽고 무해하고 몽글몽글한 것을 안으면, 우리가 ‘행복’해질 것을 알기에. 내 몸이 닿는 면이 커지면 커질수록 옥시토신이 더 나올 걸 알기에, 온 몸으로 온 힘을 다해 끌어안는 것이다. (이제 솔로 여러분들은 동물이나 혹은 스스로를 안으면서 나처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아, 이게 사랑이군. 이게 연인들이 느끼는 감정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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