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가 보고 싶었다.
노트(note)
명사
1.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도록 백지로 매어 놓은 책 2. 어떤 내용을 기억해 두기 위하여 적음 3. 음악 악보에서, 음의 장단과 고저를 나타내는 기호.
감기
어린 애인이 사나흘에 한 번씩 참았다가 숨을 토하듯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여덟 살의 차이가 나는 그 애는 눈치를 보는데, 나는 눈 가리고 야옹. 못되게 구느라 바빴다. 우리가 우리라는 우리 속에 갇힌 고양이들처럼 섞이지 않고, 매일 다음 날 뜨는 해를 같이 볼 때. 눅눅한 습기 찬 곰팡이가 핀 에어컨의 냄새가 한숨처럼 지나갔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 사실은 그 애의 말간 눈동자라거나, 할 말을 참는 표정, 어린 애인은 배우지 않아도 좋았을 눈치는 전부 내가 쥐여준 것이었다. 서로 무겁게 보채던 침묵. 웨딩 마치가 어울리는 삼월에 서로를 떠난 이유는 비혼, 비상계단에 주저앉아 토해내던. 그래, 다 잘될 거라는 믿음. 어느샌가 나도 사나흘에 한 번씩 그 애가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