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분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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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퇴근하고서도 업무를 밖의 생활까지 끌어오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을 느낀다.
신규 직원 시절 퇴근하고 오늘 했던 실수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고 의기소침해져서 속상해할 때가 있는데 이는 사실 저지른 잘못을 다음에 어떻게 그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지에 대해 피드백을 하는 것은 좋지만 감정적으로 다시 지칠 필요는 없다.
직장에서 벗어났다는 건 업무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고, 생각도 거기서 얽매이지 않는 게 회복에 좋다.
한창 업무에 적응하고 있을 때에 직장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끌고 나오니 친구들과 연인 그리고 가족들에게까지 까칠해지곤 했었다. 저녁도 안 먹고 잠에 들기도 하고, 울다가 잠들기도 하고. 점심시간에는 밖에 나가 잠시 숨이라도 고르지 않으면 답답할 때도 있었다. 그러니 친구들을 만나도 즐겁지 않았고, 시간을 함께 보내더라도 내가 어딘가 나사가 풀린 듯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사소한 트러블이 있기도 했다. 내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대상들에게 부정적인 이야기와 아우라를 뿜어내는 걸 보고 이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나는 일을 하는 나와 바깥 생활인 '나'를 구분하기 시작했다.
퇴근하고 갖는 생활에 집중하기가 바로 그 출발선이었다. 컴퓨터를 끄고 사용자 전환을 하면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하기로 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그날의 메뉴의 맛에만 온전히 집중하고, 취미를 가지며 조금은 회의적이었거나 비관적인 생각을 환기하고. 그동안은 보지 않았던 책도 읽고, 산책을 하고 나니 어느 순간 건강해지고 있었다.
사실 신규 직원분들께 처음부터 할 말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직장은 나의 인생 모든 것은 아니다.
고로 에너지 전부를 쏟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월급을 받은 만큼 일하고 그 이상 더하려고도 안 해도 된다.
처음엔 패기와 열정으로 업무 외 적인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잡다한 것까지 노력하지만 이후에 안 하게 되면 '저 친구 변했다'라던지 '정규직이 되더니 이젠 신경 안 쓰네?'라던지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시작부터 극단적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면 오히려 그를 유지하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조금은 덜 높더라도 스테디 하게 그래프를 그려나가는 (내가 펼칠 수 있는 역량까지만) 하는 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지치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지금 제 3자인 나는 출근복을 입으면서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평상시보다 밝고 더 잘 웃는 편인 것 같다.
다른 자아를 갖는 것이 나에게 이롭다는 것을 내가 생각하고 나서 하게 된 행동 같기도 하다.
그래서 직장생활에 있어서 뭔가 상처되는 말을 듣더라도 잘 털어내고 그 사람은 그냥 이상한 말을 하는군 하면서 먼지 묻은 것을 옷에서 털어내듯 털어내 버린다. 그리고 잘 잊는다. 망각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 중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은 상처는 얼른 까먹어버리는 것이 좋더라.
다른 자아를 설립함으로써 더 나은 직장생활을 갖길 바란다.
레벨업 중인 3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