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에서 느낀 내 감성
이번에 제주도로 휴가를 다녀왔다. 나는 제주도를 유독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해외보다 국내를 더 좋아하고, 산보다 바다를 더 좋아하다 보니 국내 중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이 섬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내가 다른 풍경을 보고 마음에 쏙 들었을 때 하는 표현이 "여기 꼭 제주도 같다"일 정도이다.
휴가기간 아침에 움직이기로 한 예정시각보다 매번 눈이 일찍 떠져 바깥 풍경을 구경하려 나왔는데 첫날 숙소 바깥을 나선 순간 보이는 수많은 풀과 새파란 하늘 그리고 약간의 제주도 감성인 현무암이 추가되어 어우러져 있는 눈앞의 장면이 나의 감성을 건드렸다. 그리고 산책하러 걸어 나와 돌담이 낮은 편인 제주도는 그냥 도시보다 더 멀리 보이고 바다가 살짝 보이면서 비록 거센 바람이 내 양산을 뒤집었어도 마음이 간지러웠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거리마다 골목 사이사이 연신 예쁘다를 이야기했다. 다양한 표현을 알지 못해서 다채롭게 표현하지 못해 아쉬울 뿐이었다. 그러면서 잠시 생각이 들었던 건 누군가에게는 일상이 되어 무뎌졌을 이 돌담, 탁 트인 땅들이 나에게는 하나하나 특별하게 다가왔는데 내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했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것이었다.
비록 남들과 비교하여 나의 삶을 소중히 여길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렇게 차이를 보여 우열을 가리는 것은 오히려 쉽게 변질되어버리고 만다. 그저 내가 자라오면서 겪어온 이 환경들도 처음에는 색다르고 각별했을 것임을 한번 기억해 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하루 끝 매미가 울 때 잠시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쳤다는 것과 오늘 하루 느낀 긍정적인 감정들에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요 근래에 여러모로 시끄럽고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들이 귀에 들려오면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삶이 이 정도로 허망할 수 있나 싶었다. 소위 말하는 데려갈 사람들은 내버려 두고 선한 사람들만 빨리 찾아와 데려가심이 너무나 야속하고 매정했다. 그래서 이번에 휴가 지내면서 위에 적은 감정들이 와닿았던 것 같다. 하루하루 지내면서 더 감사히 살아야지. 뺨 스쳐 지나가는 바람 하나마저 행복하게 느껴야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나에게 허락될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