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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L 창작 시(詩) #192 by The Happy Letter
출구부터 찾아라
어디에 들어가든
무엇을 타든
출구부터 찾아라
그 출구부터 단단히 봐두어라
매일 타는 지하철도 버스도
지금 타면 언제 어디서 내려야 할지
미리 알아둬야 하듯
길을 걸어도 지하주차장을 가도
어디를 가도
왜 눈에 띄게 표시해 두었겠나
우리가 내달려야 할 그 출구EXIT를
그 비행기도
그 배도 타자마자
탈출할 대비(對備)부터 하란다
뛰어내릴 태세(態勢) 취하고 있으란다
무슨 계약을 해도
계약해지(解止) 조건 먼저 따지듯
결혼을 해도
결혼‘해지’ 조건부터 챙기는 세상이다
전세니 월세니 이사 가도
이사 나올 대비도 해야 하듯
직장을 다녀도
언제 떠날지 걱정해야 한다
국가도 기업도 출구전략 세운다고 난린데
비빌 언덕도 기댈 데도 없으면
애초부터 아예 가지를 마라
비상 탈출구(脫出口) 없는 데는
그리고
잊지 말고 분명히 명심해라
우리가 들어온 입구(入口)가
우리가 나갈 수 있는 출구(出口)가 아닐 수도 있음을
by The Happy Letter
출구1(出口): 1.(기본의미) 나가는 어귀. 또는 그 길. 2. 어떤 상황이나 어려움으로부터 빠져나가는 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비빌 언덕 : 보살펴 주고 이끌어 주는 미더운 대상. (다음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