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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 Jul 17. 2024

#3 나의 책방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방

소설 연재

원남동 서점에는 가을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 창문 너머로는 노랗고 붉게 물든 나뭇잎들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서점 내부는 따뜻한 조명과 아늑한 분위기로 감싸여 있었다. 서연과 진아는 저녁 시간까지 책을 정리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진아야, 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 서연이 다정하게 물었다.


진아는 투명한 눈빛을 띄며 대답했다. “다음엔 더 많은 아이들에게 책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요. 그래서…. 책 읽기 대회를 열면 어떨까요?”


서연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진아야. 그럼 우리 같이 준비해 보자.”


서점 창문 너머로는 가을의 낭만적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바람에 날리는 낙엽 소리가 서점 내부의 고요함과 조화를 이루며 가을의 정취를 더했다. 서연과 진아는 책장 사이를 오가며 서로의 꿈과 계획을 이야기했다.


그러던 그 순간, 서점 문이 살짝 열리며 낯선 인물이 들어왔다. “실례합니다, 혹시 여기 서연 씨 계신가요?”


서연은 놀란 눈으로 진아와 함께 문 쪽을 바라보았다. “네, 제가 서연인데요. 무슨 일이신가요?”


낯선 인물은 서연에게 다가오며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서점과 관련된 중대한 이야기입니다.”


낯선 방문자는 중년의 남성이었다. 깔끔한 정장 차림에, 손에는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의 눈빛에서 긴장과 다급함이 읽혔다.


“서연 씨, 제 이름은 김성우입니다. 이 서점과 관련해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서연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며 물었다. “무슨 일인가요?”


김성우는 한숨을 쉬며 서류 가방을 열었다. “이 서점이 있는 건물의 소유주가 바뀌었습니다. 새 소유주는 건물을 재개발하려 하고 있습니다.”


서연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재개발이라니요? 이 서점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장소입니다.”


김성우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압니다. 그래서 서연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 서점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 생각해 보려고요.”


진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걱정과 불안이 가득했다. “언니, 우리가 서점을 잃게 되는 거예요?”


서연은 진아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아니야, 진아야.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볼 거야.”


김성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서연을 바라보았다. “서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함께 힘을 모아보죠.”


서연, 진아, 그리고 김성우는 서점 안에 마련된 작은 테이블에 앉아 작전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김성우는 재개발 계획에 대해 설명하며, 서점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했다.


“우선,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아 청원을 제출하는 게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점을 지지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김성우가 말했다.


서연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좋아요. 진아야, 우리 함께 서명 운동을 시작하자.”


진아는 <이웃집 토토로>에 나오는 여동생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하고는 말했다. “네, 언니. 저도 도울게요.”


김성우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지역 언론에 연락해 서점의 상황을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서점을 지키기 위한 여론을 형성해야 합니다.”


서연은 김성우의 제안에 깊이 공감하며 말했다. “맞아요.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겠네요.”


다음 날, 서연과 진아는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서점 앞에 테이블을 마련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서점의 상황을 설명하며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서점의 상황을 듣고 서명을 해주었다.


“이 서점은 저에게도 아주 소중한 장소입니다. 꼭 지켜야 해요.” 한 손님이 말하며 서명했다.


진아도 열심히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 “저도 이 서점을 지키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그녀는 사람들에게 간절하게 호소했다.


서연은 진아의 용기와 결의를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진아야, 너 정말 대단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어. 언니가 정말 고마워….'


서명의 수가 점점 늘어가던 어느 날, 서점 근처의 카페 사장님인 정민수 씨가 서점에 찾아왔다. 그는 서연과 진아를 보며 미소 지었다.


“서연 씨, 진아야. 나도 서명을 받는 것을 도와줄게요. 우리 상가 전체가 이번 재개발 계획에 반대하고 있어요.” 정민수 씨가 말했다.


서연은 감사의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정 사장님, 정말 감사해요. 함께 힘을 모으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정민수 씨는 주변 상가 주인들을 모아 회의를 열었다. “여러분, 우리 상가 전체가 이번 재개발 계획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서점과 다른 상가들을 지키기 위해 서명 운동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 식당 주인이 말했다. “우리도 서명받는 걸 도울게요. 이 상가와 서점은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장소니 까요.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일궈온 상권인데 젠트린지 뭐신지 때문에 쫓겨나야 하나요?”


또 다른 상점 주인도 말했다. “맞아요. 우리 가게 손님들도 서점에 많이 가요. 함께 힘을 합쳐 지켜내요.”


서명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는 동안, 정민수 씨와 서연은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창밖으로는 가을바람에 날리는 낙엽들이 서점 앞 거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서연 씨, 이번 재개발 계획을 들었을 때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이 서점은 우리 상가의 중심이잖아요?” 정민수 씨가 말했다.


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요, 정 사장님. 이 서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장소예요. 특히 진아에게는 더더욱 그래요.”


정민수 씨는 진아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진아야, 서점에서 많이 배우고 있지? 여기서 많은 꿈을 키워가고 있구나.”


진아는 부끄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네, 사장님. 서점에서 책도 읽고, 언니랑 많은 이야기도 나눠요. 언니랑 저는 어딘가 통하는 게 정말 많아요. 신기할 정도로요. 어젯밤엔 꿈에서 언니랑 책 읽는 모습이 나왔어요.”


정민수 씨는 서연을 향해 다시 말했다. “서연 씨, 우리 상가의 모든 사람들이 서점을 지지하고 있어요. 재개발을 막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죠. 우리가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일궈온 걸 한순간에 잃을 수는 없어요, 절대로.”


서연은 정민수 씨의 말에 힘을 얻었다. “정 사장님,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도와주셔서. 우리 함께라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정민수 씨는 결의에 차서 말했다. “그럼요. 우리가 힘을 합치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 이 상가와 서점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웁시다.”


서연은 정민수 씨의 말을 들으며 안도감과 감사함이 물결쳤다. “정 사장님, 다른 상가 주인들도 힘을 합쳐주니 정말 든든해요. 우리가 이 상가와 서점을 함께 지켜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민수 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서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요즘 서점과 같은 작은 상점들이 어려운 상황에 많이 처해 있어요. 부동산 업자들이 건물을 사들여 재개발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렇게 작은 상점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정 사장님. 저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건물주들이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고, 서점이나 작은 상점들이 그걸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죠.”


정민수 씨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우리 상가는 달라요. 우리는 서로 도우면서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어요. 서연 씨, 그리고 진아, 우리가 힘을 합치면 분명히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서연은 정민수 씨의 말을 들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기존 주민들이 밀려나는 현상. 우리 서점도 그런 상황에 놓인 걸까? 이 지역이 변화하면서 우리의 서점과 상가가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걸까?' 여기서 얻은 기억과 사람들, 이 모든 게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연은 마음이 무거웠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정 사장님, 맞아요. 이 서점과 상가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겁니다. 이 책방은 제 모든 것과도 같아요. 그리고 이 동네의 모든 공기, 온도, 색감까지 전부 다요! 저에겐 정말 소중한 것들 투성이에요. 특히, 서점 앞의 담벼락은 얼마나 운치가 있는데요. 요즘처럼 가을엔 낙엽소리가 얼마나 낭만적인지 몰라요….”


정민수 씨와 다른 상가 주인들은 각자의 가게에 서명지를 비치하고, 손님들에게 서명을 부탁했다. 서명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고, 상가 전체가 하나로 뭉쳐 서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정민수 씨는 서명지에 서명을 받으며 말했다. “서연 씨,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지지해 주고 있어요.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서연은 정민수 씨와 상가 주인들에게 깊이 감사하며 말했다. “여러분 덕분에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요즘은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다들 고맙습니다. 우리 꼭 지켜내요, 원남동 거리를요.”


서명의 수가 점점 늘어가던 어느 날, 지역 언론에서 연락이 왔다. 기자가 서점을 찾아와 인터뷰를 요청했다. 서연은 기자와 만나 서점의 상황과 서명 운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서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담긴 장소입니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서연은 간절한 마음으로 말했다.


기사는 다음 날 지역 신문에 크게 실렸다. 서점의 상황과 서명 운동에 대한 기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람들은 서점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서명을 보내왔다.


서점 안에서 서연과 진아는 쌓여가는 서명지를 보며 희망을 느꼈다. “진아야, 우리 정말 잘하고 있어. 이 서점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서연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진아는 서연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언니, 저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언니가 추천해 준 그 책에 있는 언니처럼 나도 용감해질 거예요!”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었다. 서명을 받고 언론의 관심을 끌었지만, 재개발 계획을 완전히 막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서연과 진아는 김성우와 함께 다음 단계를 논의했다.


“다음엔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서점의 중요성을 강조합시다. 그들이 우리 편이 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김성우가 말했다.


서연은 결의를 다지며 말했다. “좋아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 볼 거예요. 이 서점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겁니다.”


다음 날, 서연과 정민수 씨는 상가 주인들과 함께 주민 회의를 주선했다. 서점과 상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재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모였다.


서연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여러분, 이 서점은 단순한 상점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는 장소입니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지켜내야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맘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우리 원남동에는 이곳이 유일합니다. 그 해맑은 눈망울에서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해 주세요, 지켜주세요!”


정민수 씨도 이어서 말했다. “이 상가는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입니다. 함께 재개발을 막고, 우리의 소중한 장소를 반드시 지켜내야만 합니다.”


주민들은 서연과 정민수 씨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 주민이 말했다. “저도 서점을 지키는 데 동참하겠습니다. 서명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릴게요.”


또 다른 주민도 말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서점을 정말 좋아해요. 함께 지켜내요.”


주민들의 지지와 연대는 서연과 진아에게 큰 힘이 되었다. 그들은 더 많은 서명을 받고, 지역 언론의 관심을 끌며 재개발 계획에 맞서 싸웠다. 서연과 진아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서점의 문이 닫히는 그날 밤, 서연과 진아는 서로의 손을 잡고 서점 앞에 서 있었다. 가을밤의 서늘한 공기와 낙엽의 냄새가 가득한 거리…. 밤하늘에 은은한 달빛이 두 사람을 비추고 있다.


진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언니, 정말 고마워요. 저도 포기하지 않을게요.”


서연은 진아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진아야, 우리가 꼭 이겨내자. 이 서점 절대 안 없어지게 언니가 끝까지 지켜낼게. 서점에 처음 온 날 언니는 결심했어. 나의 책방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방이 되겠다고. 그 다짐 꼭 이뤄낼 거야. 울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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