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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재 박종익 Oct 28. 2024

X축 Y축

냉이꽃 당신

X축 Y축


                                    우재(愚齋) 박종익


산은 저마다 봉우리와 골짜기에
지문을 새기고
나는 그사이 어딘가를 서성이고 있습니다
정규분포도의 평균치에 가까운 사람과
자꾸만 멀어지는 사람 사이에서
주류든 비주류든 사람들은 저마다
제 자리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칩니다
평균치라는 눈금에서 멀어질수록
세상은 더 낯설어지고
바닥이 가까워질수록
정상은 더 선명해집니다
어느 좌표에 있든지
산은 언제나 기울기를 가지고 있고
평균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 줍니다
봉우리에 가까운 사람은
허우적이며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하고
평균에서 먼 사람은

조그마한 힘만 있어도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던 한 사람이
점점 주류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오고
시간이 갈수록 넘어지고 쓰러지면서
올라야 하는 산길입니다
관절이 으스러지게 오르고 차올라도
칼날 바짝 세우고 있는 봉우리
세상 가장 먼 밑바닥에
뼈만 남은 몸뚱어리
가진 거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그래도 시시포스는 아바타가 되고
나는 기를 쓰며
x축과 y축을 오르려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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