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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고랑

냉이꽃 당신

어머니와 고랑


우재(愚齋) 박종익


어머니가 돌밭에 사시네 등에서 서쪽 햇살 기울 때까지 풀을 뽑고 도랑을 내고 돌을 주우시네 종일 굴러도 성자의 사리 그림자도 밟을 일 없는 못난이 돌들이 밭고랑을 돌돌 따라다니네 계절은 구부정했고 대처에 내보낸 알토란 같은 자식들은 밭고랑처럼 반듯했네 아직도 돌밭은 휘어진 허리를 한 번도 편 적이 없고 그늘 한 점 없는 밭둑에는 늙어가는 질경이가 호시탐탐 하얀 유목을 꿈꾸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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