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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재 박종익 Mar 04. 2024

정(情)

냉이꽃 당신

정(情)


                                    우재(愚齋) 박종익


나는 쉬운 사람인지 모른다

서툰 게 너무 많고 어렵다고 생각할 때는

키우기 쉬운 꽃을 찾고,

기르기 쉬운 반려동물을 찾는다

쉽게 키울 수 있는 꽃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물을 싫어한대서 물 주기를 놓치면

후회의 크기는 같다

화원에 줄을 서서 입양 가기를 고대하는 아이들

물과 햇볕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싫어하는 아이도 있다

관심이 있어야 정성이 생기고

정성이 쌓여야 정이 생긴다

초보자를 위한 식물이 있을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거저 자라는 생명은 없다

쉬운 꽃도 까다로운 꽃도 정을 먹고 산다

정이 없으면 아니 만난 것보다 못하듯

나는 정이 많은 사람인가, 다시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면 울 엄마는 정이 참 많으신 것 같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날 낳아 정성으로 키워주셨고

죽지 않고 아직 살아 있는 나를 보면

어머니는 정말 위대한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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