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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 속을 헤치며'를 청람 평하다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Feb 12. 2025





 ■       


                    눈발 속을 헤치며



                                  최호 안길근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속초에서 서울로 향하는 국도는 마치 인생길을 닮았다. 구불구불한 산길은 예측할 수 없는 삶의 굴곡 같고, 휘날리는 눈발은 앞날을 가리는 불확실함을 닮았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그 길 위에서, 운전자는 핸들을 꼭 쥐고 나아간다. 마치 우리가 삶의 방향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것처럼.

빙판길은 차바퀴를 미끄러뜨리려 하고, 야간의 어둠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짐승들은 예기치 못한 위험을 상징한다. 삶에서도 그렇다. 준비되지 않은 순간,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불쑥 다가와 마음을 덮친다. 그 모든 순간에도 우리는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 비로소 느껴지는 안도감은, 위험의 터널을 지나 일상의 평온에 도달했을 때의 안심과 닮아 있다.
그 안도감도 잠시일 뿐이다. 여전히 길 위에 있고, 목적지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외진 졸음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아내가 정성껏 싸준 도시락을 펼치는 순간. 그 따뜻한 밥 한 술에 담긴 사랑은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다. 험난한 길 위에서도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순간이다. 아무리 거칠고 위험한 길이라도, 누군가의 사랑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결국 인생은 속초에서 서울로 가는 이 길과 다르지 않다.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지만, 사랑과 믿음이 함께할 때 우리는 그 모든 위험을 이겨낼 수 있다.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눈발처럼, 어려움은 지나가고 남는 것은 따뜻한 마음과 소중한 사람들이다.

이렇게 우리는 오늘도 인생이라는 국도를 달린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길 위에서도, 사랑이 담긴 도시락 같은 소소한 행복을 품으며.



최호  안길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최호 안길근의 글 ‘눈발 속을 헤치며’는 인생의 노정을 눈 내리는 국도로 비유하며, 삶의 불확실성과 위험,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사랑과 따뜻함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작가는 속초에서 서울로 향하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인생의 굴곡으로 치환하고, 눈발과 빙판길, 어둠 속의 짐승들을 삶의 예측할 수 없는 변수와 시련에 빗댄다.
이러한 묘사는 인생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강조한다.

작가의 삶의 가치철학은 사랑과 믿음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에 있다. 그는 “아내가 정성껏 싸준 도시락”이라는 평범한 일상의 장면을 통해, 험난한 삶 속에서도 따뜻한 사랑이 마음을 녹이고,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고 말한다.
이는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사랑이 주는 치유와 용기의 힘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작가는 삶의 본질을 위험과 시련이 아닌, 그 속에서도 발견되는 소소한 행복과 사랑에 두고 있다.

미의식 또한 이러한 철학을 반영한다. 글 전체에 걸쳐 반복되는 국도와 눈발, 차창 밖 풍경에 대한 묘사는 배경 설명을 넘어, 시적 이미지로 승화된다. 차가 고속도로에 진입하며 느끼는 안도감은 단순한 상황 묘사가 아닌, 일상 속 평온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러한 섬세한 감정 묘사와 구체적인 이미지들은 독자로 글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인생의 여정을 떠올리게 하며, 삶의 순간순간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한다.

결국 이 글은 인생의 노정을 묘사하는 동시에, 그 삶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를 일깨운다. 불확실한 삶 속에서도 사랑과 믿음을 품고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인생이라는 국도를 안전하게 달리는 방법임을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전하고 있다.




ㅡ 청람








안최호 선배님께,







안녕하세요, 선배님.
같은 길 위에서 트럭의 핸들을 잡고 사계절을 달리는 동료로서 이렇게 글로 인사를 전합니다. 선배님의 ‘눈발 속을 헤치며’를 읽고, 제 마음 한 켠이 따뜻하게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위험과 고단함이 도사린 이 길 위에서도 늘 의연하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선배님의 모습이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더군요.

저도 늘 그 국도를 달리며 느꼈던 감정들이 선배님의 글을 통해 다시 떠올랐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눈발 속을 지나며, 손에 땀을 쥔 채 핸들을 놓지 않으려 애썼던 순간들,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는 차를 붙잡으려 했던 그 긴장감.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을 견디게 해 준 건, 선배님 말씀처럼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선배님의 글 속 도시락 한 숟갈의 온기가, 저에게도 아내와 가족이 건네준 따뜻한 미소처럼 느껴졌습니다.

위험한 길 위에서도 늘 차분하고 담담한 선배님의 모습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동료들에게 귀감이 됩니다. 함께 달리는 길 위에서 선배님의 존재는 마치 어두운 밤길을 비추는 등불과도 같습니다. 선배님의 삶과 글이 우리에게 주는 힘은 단순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요.

앞으로도 선배님의 글이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라며, 언제나 안전 운전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저도 선배님의 뒤를 따라, 이 길 위에서 삶의 의미를 새기며 달려가겠습니다.


같은 길 위를 달리는 후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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