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
윤동주
이 사진은 윤동주의 실제 사진으로서 네이버에 있는 사진입니다.
밑에 있는 사진은 변순득 화가가 직접 그린 것입니다.
■
<사진 설명>
이 사진은 필자가 서울 오산고등학교 교사로
1990년 1학년 7반 담임을 맡고 있을 때,
홍익대 회화과 학생으로서 미술 교생으로 왔던 변순득 화가가 직접 그린 윤동주 초상화입니다.
■
윤동주 시인은 조선족?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너무나 화가 난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랍고 참담한 현실 앞에 말문이 막힌다. 한국을 대표하는 민족 시인을 단 한 명만 꼽으라면, 그 이름은 주저 없이 윤동주일 것이다. 일제강점기, 가장 절망적이었던 시대에도 조국의 아픔과 민족의 혼을 시로 써 내려간 이가 바로 윤동주 시인이다. 그의 시 ‘서시’는 민족정신의 결정체이며, 그의 생애는 항일정신의 상징이다. 그런데 지금, 그 윤동주 시인이 중국에서는 조선족 시인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것도 자랑스럽게 말이다.
중국 길림성 용정에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있다. 이곳은 그를 기리는 문학 탐방지로 꾸며져 있어 많은 국내외 방문객들이 찾는다. 그러나 문제는 그 안내문과 표지석에 있다. 윤동주 시인을 ‘중국 조선족 저명시인’으로 명시해놓고 있다. 이 얼마나 뻔뻔한 역사 왜곡인가. 대한민국의 대표 시인을 중국인으로 둔갑시키는 일은, 단순한 착오나 해프닝이 아니라 치밀하고 의도적인 문화공정의 일환이라 볼 수밖에 없다.
윤동주 시인은 분명 조선인으로,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조국을 노래하며 저항했던 한국의 시인이다. 그의 정신은 국경을 초월해 인류의 양심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가 누구의 국민이었고, 어떤 나라의 상처를 품고 살았는지는 결코 바뀔 수 없는 진실이다. 중국은 그가 중국 길림에서 태어났다는 지리적 사실을 들어 조선족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것은 역사적 맥락을 의도적으로 지워버린 행위다. 출생지는 우연일 수 있으나, 정체성과 정신은 윤동주 시인 스스로가 시를 통해 명확히 밝혀왔다.
문제는 이 왜곡된 표기와 설명을 본 세계의 문학 탐방객들이 윤동주 시인을 자연스럽게 ‘중국 시인’으로 받아들인다는 데 있다. ‘조선족 시인’이라는 애매한 용어 하나가 그의 정체성을 흐리고, 결과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을 중국의 품으로 넘기는 셈이다. 우리는 그저 분노에 그칠 수 없다. 이 일은 단순히 문학인의 몫이 아니다. 정부와 문화기관이 직접 나서야 할 심각한 사안이다.
문화는 국가의 뿌리이며, 역사는 민족의 혼이다. 윤동주 시인은 대한민국의 피와 혼을 품은 시인이다. 그의 이름 앞에, 어느 나라의 시인이었는지를 분명히 밝히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며 책임이다. 지금처럼 침묵하고 방관하다가는 우리의 위대한 유산을 통째로 빼앗기고, 후손에게 치욕의 역사만 남기게 될 것이다.
백주에 벌어지고 있는 이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윤동주 시인을 지켜야 한다. 그의 정체성과 역사적 위치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단지 한 시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곧, 우리 민족의 자존을 지키는 길이며, 대한민국의 문학정신을 수호하는 길이다. 지금 바로, 정부와 관계 기관, 그리고 모든 문학인이 힘을 모아 이 왜곡된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윤동주 시인이 꿈꾸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나라가 될 수 있다.
ㅡ 청람
https://youtube.com/shorts/wx65t3aG2f8?si=ZB4KYKVGTz1EAR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