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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선술집으로 모인다.

비의  서곡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23. 2023



비는

때론

낭만을 안고 온다.





갑자기 비가

내린다.


산에서 내려오는 음악처럼

추적추적,


빗방울이 창문에 부드럽게

입 맞추는

소리가 들려온다.


사람들은

이런 비에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이곳저곳에서

물소리,

웃음소리,


심지어는

빗속에서 몰래 흘리는

눈물의 소리까지.

먼저,

슬픔을 안고 있는

한 아낙이

그 창밖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눈에는

쓸쓸한

감정이 춤을 추고,


비떨어지는 창문을 보며

그녀의 마음도 젖어든다.


아,

누가 비를 이리도

아름답게 울릴 수 있을까?


비가

그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면서도,

어딘가

서글픈 멜로디를 더해준다.

비의 무대 위에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낭만을 품은

젊은 사람들!


그들은

비를 만날

기회로 삼아

선술집으로 총출동한다.


이곳에서는

막걸리의 향이 가득하고

빈대떡 하나로

웃음과 이야기가 터져 나온다.


그들은
각자가 들이키는 막걸리 사발만큼

이야기를 토해낸다.


비가 노래하면

그들도 노래하고,

비가 춤추면

그들도 춤춘다.


그들의 이야기는

비에 취해 하늘까지 닿을 것만 같았다.

저쪽에는

어떤 무리가 보인다.


철없는 사내 녀석들이다!

이들은

비가 내리는 것조차

모르는 것처럼 뛰어다니고 있다.


엄마들의 성화가

머리 위에서 펑펑 터지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비에 세수하고,

빗물로 머리를 감으며,

그들만의 무대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비를 어떤 영웅의 검처럼 휘두르며,

서로를 향해 도전하고

웃는다.

비가 내리는

그 거리는

결코 한 줄기의 빗줄기로

설명될 수 없는 무대이다.


여기저기에서

서로 다른 감정과 이야기들이

교차하며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교향곡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이곳에서 슬픔도,

즐거움도,

청춘의 열정도,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도 발견할 수 있다.

비가 그치고 나면,

이 모든

이야기들은 땅속으로 스미며,


씨앗처럼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피워낼 것이다.


그렇게

비는 우리의 삶 속에

서곡을 던지고,


우리는

그것에 맞춰 춤을 추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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