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고추 부각 조림
연작으로 심은 고추가
초기에는 병이 든 것처럼
크기도 작고 모양도 고부라지게 열렸더니
막판에 힘을 냈는지 엄청 달렸다.
고추 두 그루에 한 소쿠리의 풋고추를 땄다면
믿지 못할 것이다.
나눔도 만만치가 않다.
어차피 시골 이웃들은
집집마다 차고 넘치는 게 풋고추다 보니
장거리 나눔을 해야 했다.
두 고랑을 나눔 하면서
애기고추들은 따로 모았다.
애기고추로 고추 부각을 만들어 놓으면
겨우내 맛있는 밑반찬이 되기 때문이다.
첫 번째,
고추부각 만들기를 한다.
애기고추는 깨끗이 씻은 후
꼭지를 따고 반으로 갈라서
한 번 찬물에 씻어 낸다.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대충 제거하고
소금을 살짝만 뿌려서 섞어 둔다.
적당량의 고추를 큰 그릇에 담고
부침가루를 솔솔 뿌려서
골고루 부침가루가 묻히도록
살살 버무려 준다.
찜솥에 물을 두 컵정도 부은 후
김을 올린 후
찜기 위에 면포를 깔고
고추를 도넛모양으로 올린다.
중간에 김 구멍을 두어야 골고루 잘 익는다.
찜기 뚜껑을 덮고
면포로 야무지게 뚜껑을 감싸준다.
중간 불로 7~10 정도 쪄 준다.
뚜껑을 열어보아서 밀가루가
하얗게 보이지 않으면 되고
고추를 씹어보아서 살캉거릴 정도만 쪄 준다.
식품건조기에 말려서
밀폐용기에 넣어 두고 필요할 때
조리해서 먹으면 된다.
두 번째,
애기고추 부각 조림을 만들어 본다.
먼저,
그릇에 진간장 50ml과 육수(물) 50ml를 섞어 준비한다.
팬에 기름을 두 스푼 정도 넉넉하게 두른 후
마늘 3톨 정도를 넣어
마늘향을 올린다.
불의 세기를 낮추어서
고추 부각을 넣고
약간 노릇할 정도로 튀겨준다.
고추가 노릇하게 되면
준비해 둔 간장물을 붓고
올리고당 1T, 설탕 1t를 넣고
조린다.
마지막으로 간을 본 후
참기름 1T와 통깨로 마무리한다.
쫀득한 식감이
제법 맛있다.
간을 약하게 하면
계속 손이 갈 정도다.
반찬을 식탁에 올리고
식구들의 젓가락이 어디로 자주 오가는지
눈여겨보게 된다.
딸은 맛있는 반찬에는 엄지 척을 해 보이고
입에 맞지 않는 것은 평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남편은 맛있는 음식은 짧게 '맛있네',
입맛에 맞지 않는 반찬에 대한 평가는 길다.
**고추 부각 조림을 만들면서 고추부각만으로 조림을 만들고
소고기를 넣어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 보았는데
고추부각만으로만 만든 조림이 더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