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살면서 사자와 함께 걸어본 사람?

EP. 비행일기_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비행

by 꼬마승무원

수많은 전 세계의 사람들 중에 과연 인생에 살면서 사자를 만져보고 사자와 함께 걸어보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정말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 중에 내가 속한다면? 그야말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리고 내가 죽을 때 주마등처럼 사자와 함께 걸어봤는데, 그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웃으면서 그 끝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 및 케이프타운 셔틀 레이오버 비행을 다녀왔었다. 일단 이 비행을 다녀와서 느낀 점이 2가지가 있었다.

하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겨울은 있다는 것.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겨울은 아니고 초봄과 초가을 느낌의 겨울이었지만, 새벽에는 영하 3도의 날씨였었다. 분명히 비행 숙제도 했었기에 유니폼 윈터코트를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차마 정신이 없어서 못 챙겼었다. 다행히 사무장님이 좋으신 분이기도 하고, 전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신경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나를 회사에 보고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회사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철저하다. 만약에 잘 못 되면 벌점도 받을 수 있던 아찔했던 상황이었음) 굉장히 민망했었다. 다행히 요하네스에 내리는 당일 새벽에만 추웠고, 나머지 날에는 입을 필요는 없을 정도로 날씨가 따뜻했지만, 참 난감했었다. 무슨 생각이었길래, 여름 나시랑 반팔들만 챙겼었는지 원... 앞으로 절대 이런 실수는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또한 요하네스버그의 밤도 쌀쌀했기에 대충 쇼핑몰에 있는 옷가게에 들어가서 크롭 기모후드티도 구매했었다. 한화로 4만 원 정도? 가격도 적당하니 예뻐서 예상치도 못한 횡재 (?)를 해버렸다. :)

둘째, 역시 남아공 물가는 싸다는 것.

저번에 요하네스버그 디렉트 레이오버 비행을 갔을 때에도, 최고급 쇠고기 스테이크를 3일 내내 배부르게 먹었는데 이번에도 크루들과 함께 남아공에 지내는 내내 스테이크를 물리도록 먹었었다. 성인 남성도 끝내기 어려운 그 큰 양의 스테이크가 한화로 2만 5천 원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 안 먹으면 손해이다. 더군다나 크루들을 위해서 무료 와인 및 디저트도 주니 안 갈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이번 비행에서도 모든 크루들이 좋은 사람들이어서 다 같이 스테이크집에 가서 열심히 스테이크와 와인을 즐겼다. 이번 비행에서는 립아이와 설로인을 즐겼는데 개인적으로 립아이가 비계도 적당하고 맛있었다. 여기 본국에 있으면서 고기를 잘 먹지 않았는데 덕분에 단백질 섭취를 미친 듯이 했던 레이오버였다.

요하네스버그 비행의 대망의 묘미라고 한다면 제목에서 말했듯이, 사파리 및 사자들과 함께 걷는 체험이다. 이전 비행에서는 크루들과 함께 6시간 사파리관람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3시간 사파리관람 및 고양잇과 동물들 관람 및 아기사자 만지기 및 사자들과 함께 걷는 체험을 신청해서 다녀왔었다. 개인적으로 사자와 함께 걷는 것을 매우 매우 기대했었는데 역시나 재밌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아기사자와 함께 걷던 사자들 모두 어릴 적부터 해당 보호소에서 아기 때부터 길렀던 아이들이었기에, 사육사들의 보호 아래에서 안전하게 만지고 사진도 촬영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치타도 만져보는 시간을 가졌다 :) 아무래도 야생동물 들이기 때문에 털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강아지나 고양이들처럼 부드럽지는 않았다. 그래도 평생 살면서 이런 경험을 하는 건 아주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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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내 카톡프사도 아기사자를 만지면서 찍은 내 사진과 사자들과 걷는 영상은 카톡프사배경으로 해놨는데, 가족들은 물론이고 주변의 지인들에게서 이렇게 연락이 많이 온 적은 처음이었다. 특히나 우리 가족들은 나같이 겁도 많은 쫄보가 어떻게 해서 사자를 만지고 행복하게 걸을 수 있는지 배짱이 대단해졌다고 놀리면서 놀랐다. 실제로 몇몇의 크루들은 위험하지 않냐면서 무섭다면서 안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엄마 아빠는 내게 그런 정신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면서 대단하다고 응원의 말도 전해주셨다.

음.. 혹시나 다음에 또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비행을 받는다면 또 갈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이제는 그만 가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하고 싶다 :) ㅋㅋㅋㅋㅋ 왜냐면 다들 간다고 해도 하는 건 똑같기 때문이다. 사파리의 경우에도 6시간 투어에서 더 많은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운이 좋게 많이 봤기 때문에 또 한 번 사파리를 가고 사자를 또 만지는 경험을 한다라.. 그냥 한 번이면 족하지 않을까 싶다. 굳이 해외에 나가서 호텔방에 처박혀있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기 때문에 차라리 다음에는 비행을 바꾸도록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

살면서 사자와 함께 걸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 그건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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