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올 몰트 맥주 켈리
찾는 제품이 있어 국내 맥주 코너를 기웃대다 켈리 아래 적힌 ‘올 몰트 비어’에 시선이 꽂혔다. 켈리가 출시되고 손석구 맥주로 인기몰이할 때 한 번 맛보긴 했으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올 몰트 비어라는 건 이번에 안 사실.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로 올 몰트 비어에 눈 뜬김에 집중해 다시 마셔보고자 켈리를 장바구니에 집어넣었다.
켈리는 올해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가 국내 맥주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2023년 야심 차게 출시한 올 몰트 맥주다. 소주 시장에선 점유율 1위를 지키는 하이트진로지만 맥주 시장에선 오비맥주에 고전 중이다.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오비맥주의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테라 등이 청량하고 깔끔한 맛의 아메리칸 라거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통해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 국내 맥주 시장을 조사하며 올 몰트 맥주가 꽤 있음에 놀랐다. 그것도 먹어본 맥주들이어서 두 번 놀랐다. 그간 내가 마신 건 맥주라는 기분이었나 보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오비맥주의 오비라거 켈리 출시와 함께 단종된 하이트진로의 맥스 등이 국내 올 몰트 맥주로 이미 마셔본 맥주들이지만 올 몰트라는 점에 집중해 비교해 마셔보면 좋을 거 같다.
다시 조심스레 맛본 켈리는 맥콜과 보리차가 연상되는 구수한 풍미가 산뜻하게 다가온다. 끝으로 갈수록 산미가 느껴지는데 이게 약간의 쇠맛 같기도 해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거 같다.
생각보다 탄산감이 꽤 세고 거품도 풍부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아메리칸 라거가 대세인 한국 맥주가 밍밍하게 느껴져 아쉬웠던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대체재가 되지 않을까. 그런데 켈리를 마셔보니 에비스가 엄청나게 고급진 맛이구나 확연히 느껴졌다. 그러나 가격대가 다르기에 단순 비교는 어렵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켈리도 이따금씩 마시기에 나쁘지 않다. 이마트가 가장 저렴했는데 500ml 병맥주가 1,600원대로 양도 넉넉하다. 그러나 깔끔한 맥주가 좋아파라면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것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펴낸 책 <Atlas of Beer>에서 한국 의 비중이 낮아도 너무 낮아 속상했는데 뭐든 빠르게 수준급으로 잘 해내는 민족인 만큼 K-맥주의 위상이 높아질 날도 먼 미래는 아니지 않을까.
*이 맥주를 다시 마실 생각이 있는가?
편하게 즐기는 술자리에서 종종 마실 거 같음.
*연관맥주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일본)
https://brunch.co.kr/@littleconcrete/67
에비스(일본)
https://brunch.co.kr/@littleconcrete/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