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엄마의 노래

Joan Baez_donna donna

by 말랑루나 Feb 18. 2025



2025.02.18.Tue



그날은 해가 집안에 들어

방금 세탁한 이불처럼 보송보송한 냄새가 났다.

거실 소파에 앉아 이곳저곳을 부지런히 닦고 쓸어내는 엄마가 왠지 신기해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는 큰맘 먹고 구매한

비싼 전축 앞에 잠시 멈춰 서더니

평소에는 아끼느라 잘 꺼내지도 않던 Lp 판을 꺼내어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조심스레 바늘을 올려놓았다.


지지지 직~

작은 소음이 공간을 채우고 이윽고 노래가 흘러나왔다.


도나도나 도오나~

“내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야!”

소녀 같은 미소를 머금은 엄마는

작지만 따뜻한 목소리로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 전에 보지 못했던 충만감이 흘러넘쳐 덩달아 나도 행복해졌다.


그 노래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엄마의 행복에 한걸음 가까워지고 싶어

도나도나~~를 더듬더듬 열심히 따라 불렀다.


두 사람이 있는 아늑한 거실에

엄마가 사랑하는 노래가 흐르고 그 노래를 따라 부르던

포근했던 시간의 공기가 그리워지는 날엔

Joan Baez의 donna donna를 들으며

어릴 적 낭만을 추억한다.





illustrator : 말랑루나 / mallangluna


instagram@mallangluna

이전 10화 두 사람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