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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의 기억
두 사람의 첫 만남 장소는 어디였을까?
고향 집에 내려가면 꼭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메마른 가지가 초록 잎을
하나 둘 피워내는 이른 봄날이다.
어릴 때부터 체조를 해서 자세가 꼿꼿하고 걸음걸이가 우아한 여인은 설렘을 품고 목적지로 향했다.
심장의 쿵쾅거림이 또 각 대는 하이힐의 경쾌한 소리 덕에 더욱 빨라져 간다.
목적지가 눈앞에 보이자 두툼한 겨울 이불을
뒤집어쓴 듯한 무거운 긴장이 몰려왔다.
문을 열고 아무 빈자리에 가 앉아 긴장을 감추려
차가운 물 한잔을 들이킨다.
잠시 후 번듯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연신 주위를
두리번대며 다가온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마주한 두 사람은
어색한 미소로 서로의 처음을 맞는다.
그날 둘은 평생을 함께 하게 될 거라 생각했을까?
내게 과거로 갈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그들의 첫 만남을 관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내가 놓친 그들의 청춘을 마주한다면
낯선 어색함에 키득댈지도…
그리고 그런 그들을 너무 많이 사랑해서
조금 슬퍼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