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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llee Mar 22. 2023

퇴사 후 여행 - 이집트 편 6

전날까지 고대 이집트 여행을 했다면 오늘부터는 현대 이집트 여행 시작이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주변 풍경이 싹 바뀌니 마치 시간 여행을 한 느낌이다. 룩소르에서 후르가다까지는 약 4시간 정도 걸린다. 후르가다를 가는 목적은 리조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후르가다 리조트의 가장 큰 장점은 AI이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그 AI가 아니라 All Inclusive라는 의미이다. 숙박과 식사는 물론 음료까지 무료인 것이다. 후르가다는 홍해 바다를 접하고 있는 바닷가로 유럽 사람 그중에서도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 휴양도시이다. 이집트라는 나라가 비가 적게 오기에 날씨가 좋기도 해서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가성비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이집트까지 온 김에 홍해 바다를 즐기고 싶어 후르가다를 들르는 상품을 골랐다. 후르가다에서 만난 홍해는 청량했다. 푸른 바다빛과 태양에 반짝임까지 이래서 홍해에 오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2월의 홍해는 바람에 서늘한 기운이 들어있어 물어 들어가기에는 어려운 온도였다. 

우리는 옵션투어로 홍해 반잠수함 투어를 신청했다. 물공포증이 있어 스노클링을 못하지만 홍해 바닷속이 아름답다고 해서 꼭 보고 싶어 신청했다. 배를 타기 위해서 리조트에서 항구로 이동하는데 옵션투어를 신청한 살마이 6명밖에 되지 않아 단출하게 갔는데 도착하니 큰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시간에 예약된 팀이 우리밖에 없어서 배 한 척을 우리 6명이 전세 낸 마냥 타고 나갔다. 배는 우리를 태우고 물고기를 보기 좋은 스폿으로 이동했다. 어느 정도 파도에 출렁이며 이동하자 배 아래로 이동하라고 안내해 줬다. 배 아래는 유리창이 있어 바닷속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원래는 각자 의자에 앉아서 한쪽 면을 봐야 하는데 우리는 6명밖에 없으니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면서 홍해 바닷속을 실컷 즐겼다. 우리의 행운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행운의 상징인 거북이까지 봤기에 홍해 바닷속은 즐거움으로 기억 남을 수 있었다. 


우리가 묵은 리조트에는 수영장이 세 개가 있었지만 추위로 이용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춥지도 않은지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다. 우리가 리조트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 건 바였다. 이곳은 음료수가 무료였기에 맛있는 커피를 하루에 서너 잔씩 마셨다. 후르가다는 이집트 동쪽에 있었기에 이곳에서도 멋진 일출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날 일찍 일출 시간에 맞춰 바닷가로 나섰다. 새벽 바닷바람은 차가웠지만 매서웠다. 바람이 너무 불어 같이 사진을 찍던 일행은 모자를 바다에 빠트릴 정도였다. 바다의 일출은 사막의 일출과는 느낌이 달랐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일출을 보자니 머릿속까지 상쾌해져 여행의 피로가 날아가는 듯했다. 게다가 온전히 둥근 해를 보자니 이번 여행을 잘 마무리하는 느낌이 들어 편안해졌다. 

비록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후르가다에 머물렀지만 그동안 쌓였던 여독을 풀기에는 충분했다. 게다가 여행 말미에 쉼이 있으니 귀국 전 지나온 여행지에 대해 차분히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다음날은 여행의 시작점인 카이로로 돌아가야 한다. 물론 도시 한 곳이 남아 있지만 다시 카이로로 돌아가려니 귀국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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