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서운 한걸

아직 그들은 나를 보내지 않았다.

by Bullee

퇴사하기 전 같이 일하던 팀원들 사이 팀워크가 좋았다. 다른 부서에 있다가 발령받아서 같이 일한 건 1년밖에 안되지만 17년간 직장생활 중에 가장 팀워크가 좋았던 팀이었다. 뭐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팀 선임으로서 팀원들 챙기면서 같이 일한 게 신나기까지 했다. 좋았던 팀워크 때문에 그런지 꽤 많이 친하게 지냈다. 그래서 퇴사할 때 가장 미안했던 이들이 팀원들이었다. 좋은 팀워크를 깨트리는 것 같았고, 퇴사하면서 후임이 바로바로 정해진 게 아니라 내가 남기고 온 일들을 팀원들이 처리해야 할 상황이라 더 미안했다.

오늘 후임이 정식으로 발령받은 날이라 업무 인수인계하러 사무실에 들렸다. 왠지 오늘이 마지막인 것 같아서 점심을 같이 먹고 후임에게 인수인계를 하기로 했다. 점심에 만난 팀원들은 왠지 평소처럼 날 대 했다. 아니 오히려 너무 편하게 생각해서 인지 김치찌개를 싫어하는 나의 식성을 무시한 채 김치찌개 집을 점심 장소로 정했다. 그러다 보니 꽤 많이 서운 했다. 난 마지막 점심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게다가 식사 후 마시던 커피도 무시한 채 사무실로 다 같이 들어갔다. 그러니 더 서운했다. 들어가면서 친구이자 팀원에게 서운함을 이야기했더니 너무나 덤덤하게 '원래대로 하던데 뭘?' 그 이야기를 듣고 뭔가 내 머리를 때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담달에 잠깐 사무실에서 일을 도와주기로 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들에게는 여전히 난 팀원인 것이다. 왠지 내가 그들을 먼저 떠나보낸 것 같아서 서운해했던 게 미안했다.

내가 뭐가 그렇게 특별하다고 그들에게 서운해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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