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데 왜 보이지 않을까
당신은 실력자입니다.
그건 당신도 알고, 결과도 증명합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오해를 받습니다.
“너무 자기 일만 하는 것 같아.”
“까칠하다.”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것 같아.”
결과는 좋은데 평가가 아쉽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실력자는 대개 이런 생각을 합니다.
“결과가 말해줄 거야.”
그렇습니다. 결과는 중요합니다.
그런데 조직이라는 시스템은,
‘말 없는 결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조직은 '함께 움직이는 흐름'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흐름 속에서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어야 하죠.
그런데 실력자가 결과만 보여주고,
과정은 설명하지 않으면 그 흐름이 끊긴 것처럼 느껴집니다.
흐름이란 말없이도 느껴지는 맥락이고,
서로 주고받는 작은 신호이며,
함께 움직인다는 리듬입니다.
성과는 말이 없습니다.
그 말 없는 성과는 오히려 단절로 해석됩니다.
성과는 개인에게는 명확하지만,
시스템 전체에는 흔적을 남기지 못합니다.
흔적 없는 성과는 시스템 입장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취급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실력자는 종종 투명인간이 됩니다.
다음은 실력자가 오해받는 피드백 루프입니다.
[일에만 몰두함] → [왜 그렇게 했는지 설명하지 않음] → [생각과 의도가 잘 안 보임] → [사람들이 다르게 해석함] → [늦게 나타나는 반응] → [말 없는 서운함이 쌓임] → [나도 점점 말 줄임] → [오해가 점점 깊어짐]
실력자일수록 일에 집중합니다.
그러다 보면 설명을 줄이고, 속도를 빠르게 하고,
관계적 신호를 생략합니다.
그 결과, 다른 사람들은
그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실력자는 '정확함'을 추구하는데,
조직은 '가시성'을 통해 판단합니다.
그 간극에서 오해가 자라납니다.
그리고 이 오해는 곧바로 터지지 않습니다.
마치 투명한 유리잔 안에서 서서히 물이 차오르듯
말 없는 서운함이 하나둘씩 쌓이면서
어느 날 갑자기 넘쳐버립니다.
그제야 '뭐가 문제였지?'라고 되묻게 되겠죠.
하지만 이미 신호는 계속 쌓이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걸 듣지 못했을 뿐입니다.
말하지 않으면, 보여주지 않으면,
의도를 나누지 않으면,
실력을 잘 모르겠는 사람으로 퇴색됩니다.
조직은 평가할 때 결과보다 맥락을 기억합니다.
성과는 시스템 밖으로 빠르게 사라지지만,
관계 신호는 시스템 안에 오래 남습니다.
결국 실력자는 관계 설계까지 해야 합니다.
나는 지금 어떤 흐름으로 일하고 있는지 공유하고 있는가?
무엇을 왜 이렇게 선택했는지 설명하는가?
→ 작업 흐름은 감춰질수록 오해를 부른다.
→ 실력자는 혼자 알지만 신뢰받는 사람은 함께 나눈다.
메일에 의도 한 줄: “이 방향을 택한 이유는 ~입니다.”
회의에서 진행 과정 언급: “이건 좀 더 정리된 다음 공유드리겠습니다.”
→ 신뢰는 명확함보다 반복 가능한 소통에서 생긴다.
[작업 흐름 공유] → [가시성 증가] → [정당한 평가] → [관계적 피드백 긍정화] → 반복
이 루프는 실력 위에 관계를 얹는 구조입니다.
단지 좋은 성과가 아니라 신뢰 가능한 흐름을 만드는 구조.
그게 실력자가 오해받지 않는 유일한 방식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실행보다 설계가 먼저다”를 다룹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먼저 ‘설계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