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전체의 일머리를 올리는 비밀
“그 사람, 일머리가 있어.”
이 말은 칭찬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애매한 말입니다.
일머리가 있다는 건 정확히 뭘 의미할까요?
빨리 알아듣는다? 센스가 있다? 눈치가 빠르다?
하지만 그걸 ‘감’이라고만 말하면
그 감은 누구에게도 전달되지 않습니다.
일을 빠르게 이해하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말을 덜 해도 설명이 짧아도 흐름을 따라갑니다.
하지만 그걸 감각으로만 받아들이면
다른 사람은 따라 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이 떠나면 일도 함께 무너집니다.
시스템으로 남지 않은 감각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또 하나,
'감'으로 일하는 사람은 종종 설명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자기 기준에선 너무 당연해서
왜 이렇게 하는지,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착각은 연결을 끊습니다.
이른바 '베테랑의 침묵'입니다.
설명이 줄어들수록 일머리는 개별화됩니다.
그 순간, 팀은 개인의 감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가 됩니다.
그리고 그 구조는 재현될 수 없는 경험으로만 남습니다.
그 사람이 떠나면 함께 떠나는 건 단순한 노하우가 아니라
그가 설계한 일의 흐름 전체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많은 조직에서 일머리 있는 사람은
업무 전반의 경로를 조용히 설계해 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흐름이 문서로 남지 않고 그 사람의 머릿속에만 존재한다면
나머지 팀원들은 매번 그 사람을 참조하지 않으면 일의 방향을 잡지 못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자명합니다. 누군가의 부재가 곧 시스템의 부재가 됩니다.
일이 갑자기 정지하거나 전혀 다른 흐름으로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일머리가 감각으로만 존재할 때 생기는 공백은 생각보다 큽니다.
[감으로 처리 시작] → [왜 그렇게 했는지 안 말함] →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함] → [오해 생김] → 시간 지나면서 문제 커짐 → [중간 설명 없음] → [다음 사람이 기준을 못 잡음] → [팀이 흐트러짐]
감각은 빠릅니다.
그러나 빠른 만큼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감각은 구조가 되지 못합니다.
감각으로만 일하는 조직은
실수보다 '기준 차이'로 무너집니다.
일처리 기준이 서로 다르면
같은 말을 해도 다르게 해석되고,
같은 일을 해도 다르게 처리됩니다.
결국 구조화되지 않은 감은 팀 전체의 비효율로 이어집니다.
더 큰 문제는 이 감각이 일종의 '개인 자산'처럼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공유되지 않은 감각은 협업의 장애물이 됩니다.
이건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흐름 자체를 왜곡시킵니다.
팀 안에 말없이 처리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시스템은 더 느려집니다.
왜냐하면 기준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없는 속도는 일시적일 뿐 연결되지 않습니다.
일머리는 타고나는 게 아닙니다.
패턴을 읽고, 흐름을 정리하고, 기준을 남기는 능력입니다.
이걸 구조화하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감각이 아니라,
그 사람이 설계한 기준이 남아야 합니다.
그 기준이 흐름을 만들고,
그 흐름이 결국 조직의 일머리를 만듭니다.
일머리는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가져야 할 특성입니다.
시스템이 구조를 가지면 감각이 없어도 흐름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구조는 재현 가능한 감각입니다.
감이라는 이름 아래 흩어진 판단들을
기준이라는 언어로 붙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언어는 다음 사람에게도 흐름을 이어주는 다리가 됩니다.
조직의 경험을 흐름으로 보존하려면 반드시 구조가 필요합니다.
1. 설명 가능한 흐름 만들기
이 일이 왜 먼저인지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순서를 바꾸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각 단계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어떻게 되나?
→ 설명이 가능해야 구조화가 됩니다.
2. '당연한 것'을 언어화하기
'이건 다 알 거야'라는 기준을 의심하라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는 착각이 위험하다
익숙한 감각을 의식 위로 끌어올려라
→ 언어화되지 않은 기준은 남지 않습니다.
[감으로 알게 된 흐름] → [왜 그렇게 하는지 기준으로 정리] → [다른 사람에게 설명 가능] → [같은 방식 반복] → [팀 전체가 일머리 생김]
개인의 감은 재현되지 않지만,
구조는 언제든 다시 꺼내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조가 바로
팀 전체의 일머리를 올리는 비밀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문제는 실수보다 반복이다”를 다룹니다.
실수가 반복되는 구조는 어디서 생기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