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결과고 반복은 시스템의 언어다
"아, 또 실수했다."
이 말에는 자책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 자책은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판단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비슷한 시점에, 비슷한 방식으로, 비슷한 흐름에서 실수가 반복된다면 그건 정말 개인의 문제일까요?
오히려 시스템 안에 같은 방식으로 실수를 유도하는 고정된 흐름이 있는 건 아닐까요?
실수는 순간이지만 반복은 구조입니다.
우리가 봐야 할 건 실수 그 자체가 아니라 '되풀이되는 구조'입니다.
실수는 누구나 합니다. 문제는 반복입니다.
그리고 그 반복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존감에 금을 냅니다.
'나는 왜 이렇게 같은 실수를 할까'라는 질문은 곧 '나는 일을 못하는 사람인가'라는 자기 해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여기서 빠지기 쉬운 함정은 실수의 원인을 사람에게만 돌린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반복에는 반드시 '패턴'이 숨어 있습니다.
문제가 반복된다는 건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라 어딘가에 같은 흐름이 숨어 있다는 뜻입니다.
매번 빠뜨리는 항목이 있다면 체크리스트 구조가 없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시점에 일이 밀린다면 타이밍 루프에 병목이 생긴 것입니다.
같은 유형의 갈등이 반복된다면 의사소통 구조가 바뀌지 않은 것입니다.
즉, 실수는 '결과'고 반복은 시스템의 언어입니다.
[일시적 실수] → [바로잡지 않음]→ [같은 방식 반복] →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 [실수 재발] → [정체감 손상] → [자기 방어 증가]
↘ 위 루프가 발생하고 시간이 흐른 뒤 → [실수의 원인이 흐려짐] → [실수 패턴 인식 실패] → [개선 없는 반복]
실수 반복은 때때로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한 흐름을 드러냅니다.
회의 전에 준비물을 자주 빠뜨리는 사람은 회의에 대한 흐름 자체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 실수가 반복된다면 초기 정리 자료나 용어 기준이 공유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실수를 되풀이하면서 그 안에 숨어 있는 신호들을 놓칩니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보면 그 반복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수정되지 않은 시스템’의 흔적입니다.
그래서 시스템을 수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전략이 필요합니다.
1. 실수를 남기는 방식 설계
실수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틀을 만듭니다.
단순한 피드백 노트보다 반복되는 항목에 별도 표시하는 체크 구조로.
2. 실수 이후 루프 설계
실수 후 [실수 과정 재설명 → 실수가 발생한 구조 재정리 → 타인과 공유] 사이클을 반복합니다.
'어떻게 실수했는가'보다 '어떻게 복구했는가'를 기준으로 남깁니다.
3. 실수 패턴 시각화
주간/월간 단위로 실수 유형을 분류해 보면 구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구조를 문서화해 두면 팀 전체의 에러율이 낮아집니다.
[실수 발생] → [왜 발생했는지 구조화] → [팀원과의 공유로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각지대 제거] → [실행 과정 정제] → [실수 확률 감소]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실수를 볼 때 사람을 보지 않는 겁니다.
사람은 감정으로 반응하지만 구조는 감정 없이 움직입니다.
실수를 개인의 성향이나 성격 문제로 돌리면 문제는 흐릿해집니다.
하지만 반복을 구조로 보면 해결은 구체화됩니다.
실수를 피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그 실수가 다음에는 반복되지 않도록 어떤 장치를 남겨두는가.
그게 바로 '일을 설계하는 사람'의 사고방식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왜 같은 실수를 계속하게 될까”를 다룹니다.
이번 편에서는 왜 이 시스템이 같은 실수를 유도할까라는 구조적 관점으로 살펴봤다면,
다음 편에서는 왜 알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라는 내면적 관점으로 주제를 다뤄보겠습니다. 실수보다 반복이다 문제는 실수보다 반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