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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 Oct 16. 2024

오명

월광은 종종

고지식하게 나이 든 자명종 시계처럼 팔짱을 끼곤

오늘치 그것을 쥐어주곤 했다


그러니까

기울어진 글을 짰다


쏟아지는 마음 얼기설기

실은 촘촘히


저 집에서 또 사람이 죽어나갔대

목을 매었다지


무녀는 살풀이를 준비하랬다

양지바른 묫자리 얻어드린다며


실은 난 가장 맹랑한 거미야

바람 잘 들고 어두운 곳

빛 골목에 자리 잡고


그것들로 짜인 집을 지어

하루를 살아가 닿은 이곳은

행복하다 말할 정도의 자리는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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