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 나는 대학생이다 (2)

Marzo : 등교? 중간고사? 먹는 건가요?

by 잊쑤

그렇다, 나는 코로나 학번 ‘20학번’이다.



2020년 1월, 그 녀석이 대한민국에 도착하고 말았다.


그 당시 코로나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미생물 따위가 나에게 찾아올 행복들을 빼앗아 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사실 대학 입학만큼 나에게 기쁜 일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BTS MAP OF THE SOUL TOUR - SEOUL’ 콘서트 당첨된 것이었다. 팬클럽 추첨제로 당첨된 것이라 자리도 엄청 좋았다. 하지만 2월 코로나로 인해 콘서트는 취소되었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가지 못했다.


코로나는 나의 대학 생활도 빼앗아 갔다.

학교에 가는 것이 뭐가 좋냐고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조금 늦게 입학한 대학교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가보고 싶었다. 게다가 2년제 전문대라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간도 짧았다. 신입생 OT가 취소되었고, 3월 2일 개강일을 3월 16일로 미루어졌다.

호기롭게 쓰여있는 대면수업


나의 대학 생활은 3기로 나누어진다.


Ⅰ. 1학년 1학기 (코로나 직격탄)

Ⅱ. 1학년 2학기~2학년 1학기 (위드 코로나)

Ⅲ. 2학년 2학기 (2년 휴학 후 돌아온 복학생)


참고로 우리 학교는 1학기에 축제와 체육대회를 한다.

내가 다닌 2번의 1학기는 모두 코로나 때문에 축제와 체육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고로 나는 , 대학교의 꽃인 축제와 체육대회를 경험하지 못했다.


등교?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1학년 1학기 이야기


원래 7주 동안만 온라인 클래스로 수업을 하려 했으나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는 탓에 한 학기 전부를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했다. 방문에 걸어둔 항공과 과복은 집에서 한 번 입어보고 다시 고이 접어 옷장에 넣었다.

그러나 아쉬움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①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생겼다.

대부분의 동기들과 6살 차이가 났기 때문에,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등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기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② 편안한 수업 태도

비대면 강의는 두 가지 유형으로 진행되었다. 녹화 강의와 실시간 비대면 강의.

녹화 강의는 일주일 안에 수강을 하면 되기 때문에 수업 시간을 못 맞출까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그래서 녹화 강의로 진행되는 수업이 있는 시간엔 수강을 미뤄두고 등산을 가기도 했다. 실시간 비대면 강의는 수업 시간을 맞춰야 하지만, 출석 확인이 끝나면 캠과 마이크를 껐도 되었기 때문에 편안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③ 중간고사 없음

이 6글자,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지 않는가?

등교 자체가 불가했기 때문에 중간고사를 보지 않고 과제로 대체되었다.


팀 프로젝트는 어떻게 했을까?

학교에 가지 않으니 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충분히 비대면으로도 가능했다. 팀 프로젝트는 메신저로 소통을 하면서 진행했고, 발표는 동영상으로 만들어 업로드한 후 댓글로 질문을 받아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나의 첫 등교이자 1학기 마지막 등교는 기말고사 보는 날이었다.

첫 등교였기 때문에 강의실의 위치를 하나도 몰랐다. 그래서 시험 보는 강의실을 찾는 데에 얼마나 우왕좌왕했는지 모른다. 겨우 찾은 강의실에 들어가면 언제나 화면으로만 보던 교수님들을 실물로 뵐 수 있었다. 솔직히 너무 신기했다. 마치 인터넷 강의 강사님들을 실물로 본 기분이랄까?


정신없이 끝난 1학년 1학기, 꽤 괜찮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했다.


코로나 대학 생활의 전문가가 된 줄 알았다.

대학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님을

그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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