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귀에 가장 오래 남은 소리는 무엇이었나?
점점 차가워지는 공기가 지면 가까이 내려앉는다.
데면데면한 공기들 사이를 주변의 소음이 재빠르게 스쳐간다.
멀리서 다가오는 두 사람의 대화가 선명하게 귀에 꽂힌다.
내 발보다 큰 신발이 오늘은 유난히 턱턱, 바닥과 부딪힌다.
한쪽 발을 떼어 앞으로 뻗으면
여전히 바닥을 붙든 신발의 바닥이 아쉬운 음을 내며
지나치는 보도블록과 작별한다.
느긋하게 떨어지는 신발을 재촉하며
서둘러 다음 보도블록으로 발을 옮긴다.
내가 느끼지 못한 인기척이 뒤를 따라오는 듯,
최선을 다해 걷는다는 표시가 소리로 흘러나와
조용한 이 길을 가볍게 흔든다.
벗어나려 버둥대며 발등을 짓누르는 신발의 소리.
헤매지 않고 곧장 귀를 타고 머릿속으로 파고드는 대화.
비어 있는 공간 위로 얇게 쌓이는 차들의 소리.
모든 소리가 또렷한데,
누구도 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각자의 목소리가 선명히 퍼지지만
자신의 크기만큼만 공간을 채운다.
그 균형이 묘하게 조화롭다.
나는 그 조화 속에서
그저 흘러가는 한순간으로 존재한다.
빠른 속도로 달려온 공기가
저 멀리의 풍경도 한순간에 내 귀로 데려온다.
그리고 다가온 속도 그대로 내 곁을 스치듯 사라진다.
어느 것 하나 미련도 없이 스쳐 지나간다.
형체도 숨결도 남기지 않은 채.
흔적 하나 없이.
2025.11.12.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