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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을 원한다면 찾아가세요

퇴근 후 일상이 있는 삶

by 가을밤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더 이상 신조어가 아닌 말 '워라밸'.


Work-Life-Balance의 준말로, 독어로는 Arbeit-Leben-Gleichgewicht(일-삶-균형)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일과 퇴근 후 개인생활의 균형을 말한다.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이들, 특히 조직에 고용되어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내 일상은 워라밸이 지켜지고 있는지' 생각해 봤을 것이다.


워라밸은 나 혼자 발버둥 쳐서는 얻어지지 않는다.

내가 속한 회사가 이미 그러한 문화를 갖고 있거나, 없다면 대다수의 직원들이 원하고 요구할 시 변화가 가능한 조직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머릿수가 많아야 하므로 조직의 크기가 있어야 하고, 직원들이 칼퇴나 조기퇴근을 하더라도 사업에 지장이 없어야 하므로 툴이나 프로세스가 단단히 잡힌 조직이어야 할 것이다.


한창 성장해 나가는 소규모 조직에서 회사가 자리도 안 잡혔는데 워라밸을 외치는 건 계란으로 바위 치기, 혹은 요구하는 직원만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 따라서 회사와 함께 성장하려고 스타트업이나 신생 사업에 들어가 놓고 워라밸이 안 지켜진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은 첫 단추인 조직선택부터 어긋난 것이다.



또한 워라밸이 '정말 내 일상에 필요한지'도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다. 퇴근 후에 무엇을 하든 본인 선택이지만, 겨우 릴스나 넷플릭스 보려고 워라밸을 외친다면 그건 과장된 요구다. 매일 없는 일까지 만들어서 야근을 하라는 건 아니지만, 저녁시간의 1이라도 본인을 성장시키는 시간으로 써야 워라밸을 확보한 보람이 있지 않은가. 쉬어서 충전된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고 제대로 쉬는 것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퇴근 후의 삶이 중요하고, 이 시간을 무조건 확보해야 할 타당한 이유가 존재한다면 처음부터 그걸 보장해 주는 조직으로 가야 한다. 워라밸 보장을 제1순위에 두고 필요하다면 국경 넘어 해외의 가능성도 찾아봐야 한다. 한국의 기업문화도 점점 서구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워라밸을 보장하는 조직은 서양에 많은 게 사실이다.


조직이 크고 노사위원회가 있는 곳, 예상치 못한 사고가 덜(안) 터지는 업무여야 할 것이고, 출장이 잦아선 안 되고, 업무의 루틴이 상당히 고정적인 직종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갑작스러운 업무과중과 야근이 없고 칼퇴가 보장될 테니까. 독일만 하더라도 최근 많은 회사들이 구직 광고에 워라밸 평가를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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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정말로 워라밸을 지키는지 아닌지는 구직사이트의 실제 직원들 평가, 그리고 회사의 계약서를 보면 어느정도 추측이 가능하다. 계약서 '근무시간' 부분에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업무시간이 명시되어 있을 것이며 이를 초과할 시 보상 제도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해주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들어가야 억울한 야근을 피할 수 있다.



제목 사진출처: pixabay

본문 사진출처: stepston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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