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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파,벽돌책] 1.황금종이-조정래(5일차)

두 친구의 복수전, 오줌 찍어 먹는 모정

by oh오마주 Jan 08. 2024

파트 설명


'1. '일기' 파트는 작가가 하는 말 중에 내 가슴에 꽂힌 몇 구절, 문단이다. 노트에 기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손으로 쓰는 문장은 머릿속에 박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즐겼던 공부 방법이기도 하다.


'2. 'omg'Oh_hoMmage_oriGinal이다. 아주 짧게 작가가 쓴 글을 보고 나의 생각과 감정에 연결시킨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싶었다. 인간의 창작은 한계가 있다. '나'의 생각에 '작가의 생각'이 부분적으로 스며드는 것이 신기했다. 다르더라도 비교하며 즐기는 시간이 매우 즐거웠다. 독보적인 표현에는 감탄과 존경, 오마주가 있었다. 소설을 따라가면서도 멀리서 관망하기도 하고, 가까이서 등장인물의 감정에 휘말리기도 했다. 글을 읽는 모든 사람에도 그 순간을 선물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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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글 이미지 2





1.일기


[1] 두 친구의 복수전


13쪽 : 그것도 또 즈네 아빠한테 배운 거지, 뭘.


17쪽 : "하긴 그래. 우리 남편들도 처가가 부자가 아니라 그저 그렇게 살아가니까 돈 욕심을 못 냈을 뿐이지 경숙이 아빠처럼 부자였더라면 우리도 다 두들겨 맞다가 끝장냈을 수도 있었지. 돈처럼 좋은 게 없지만, 돈처럼 나쁜 것도 없어. 아이구, 그 원수 놈의 돈!"


27쪽 : "그래, 그때, 벤츠를 몰고 강원랜드로 질주할 때, 그떈 몰랐지, 이 꼴 될지 정말 몰랐지."


28쪽 : "그렇지, 전신이 간질간질하게, 사람 몸살 나게 하고, 참을 수 없게 살살 꼬드겨대는 독약이고, 마약이었지. 아아, 그 간질간질하고, 스멀스멀하고, 그 환장할 것 같은 기분을 이겨낼 수가 없었어, 도저히 참아낼 수가 없었어. 밤마다 돈 따는 꿈을 꿔댔으니까."


32쪽 : "나 때문만은 아니야. 더 나빠지기 전에 피난을 가버린거지."

"피난..?"

"어머니가 퇴원하게 되면 말을 못 하는 중병 환자 시어머니를 모셔야 되잖아. 집안은 다 거덜 나버렸는데."


45쪽 : 그러니까 혼자가 아니라 함께 죽자는 거잖아. 우리 둘이 함께 죽으면 절대 안 무서워. 지금처럼 잔뜩 취해서 죽으면 하나도 안 무서워. 어떡할래? 할래, 안 할래? 빨리 결정해."


47쪽 : "좋아, 밟아, 밟아! 더 밟아!"

이동욱의 외침에 따라 차가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계기판 바늘이 금방 100을 넘었고, 150을 넘었고, 200에 육박하면서 자동차는 높은 건물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2] 오줌 찍어 먹는 모정


49쪽 : '쪽팔려'라는 말처럼 발음도 상스러운 그 말은 기성세대를 한마디로 거부하고 불신하고, 정치권의 천박한 신유행어인 '갈라치기'하는 것이었다. 그런 인식 때문에 젊은이들 많은 데 오면 어쩔 수 없이 늙었다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었다.


54쪽 : "흠..., 그거 요새 젊은 커플들이 살아보고 결혼하는 것이 유행인 것처럼 작은아버지도 동거해 보니 그 여자가 맘에 들었던 모양이구나."


55쪽 : "예, 아버지가 말 들을 사람은 큰아버지뿐이거든요."

윤한서는 빠르게 본론을 쏟아놓았다.


56쪽 : "너, 왜 아버지가 재혼을 하려고 하시는지 심각하게, 냉정하게 생각해 봤냐?"

윤민서는 정색을 하고 사촌 동생을 쳐다보았다.

"그거 주책이지요, 뭐. 세상 다 산 나이에."


57쪽 : 느네들 사 남매의 잇속을 위해서 혼자서 25년을 아무 재미도 없이 외로움에 찌들리면서 사람답지 않게 살다가 가라고? 그게 자식으로서 할 짓이냐?


59쪽 : 한 가지만 명심해둬라. 너희들 아버지는 겨우 75세일뿐이고, 너희들이 그 나이에 홀로된 아버지의 외로운 인생에 무관심하고, 외면해 버리니 아버지는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 그것이다. 알겠냐?


63쪽 : 그건 장남 윤한서의 명령이 지엄해서가 아니었다. 그건 누구에게나 변함없이 위력을 발휘하는 돈의 힘 때문이었다.


72쪽 : 느네들 엄마가 분명히,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말했다. 나 죽으면 외롭게 혼자 살지 말라고. 맘에 맞는 사람 잘 골라서 외롭게 혼자 살지 말라고. 혼자 살면 남들에게 추접해 보이고, 자식들에게 짐 된다고. 자식들에게 짐 되면 자식들 힘들어진다고. 이렇게 당부하고 떠났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느네들이 뭐가 어째고 어째?


77쪽 : "아침마다 내 오줌을 찍어 먹어보기 때문이다."

그들의 압지가 불쑥 내던지듯 한 말이었다. -중략-

"그렇겠지, 느네들은 죽었다 깨나도 못 할 일이니 무슨 말인지도 알아듣지를 못할 수밖에. 내 혈당이 얼마나 심해졌는지, 아니면 그대로 괜찮은가를 체크하기 위해서다."


85쪽 : 몸고생, 마음고생에 시달린 여인의 추레한 모습은 갈데없이 시들어가는 꽃 모양 그대로였다.


88쪽 : 자기네 돈을 빼앗는 게 아닌데도 돈 문제로 얽히게 되면 사람 마음이란 이상하게 꼬이고 굳어지고 닫히고 그러니까요.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당하더라도 절대로 고까워하지 마시고, 실망하지 마시고, 상처받지 마시라는 말을 미리 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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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이라는 숫자는 명확하게 생각을 지배한다.  

이야기의 초반부, 50대중반이 카페에 들어서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어색함을 드러낸다. 내가 자주 가는 카페에는 나잇대가 다양한데,  그 느낌을 알 것 같다. 나이라는 숫자는 명확하게 생각을 좌지우지한다. 물론 카페가 젊은 사람들의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나이답다'와 '나이답지 않다'는 모두 유쾌하지 않은 말이다. 가두리 양식에 나이별로 나눠 걸맞게 행동하기를 바란다. '한편은 맞고, 반면은 틀리다!' (이상한 말을 한 문장이라도 쓰고 싶었다.)


2) 유언은 언제나 가슴 아프다.

죽기 전에 남은 사람을 위해 꼭 한마디를 한다면? 결혼을 하겠다는 아버지를 찾아간 네 남매의 부부 내외에게 아버지가 한 말 때문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남은 사람에게 당부한 것이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게 새 출발을 하라니. 농담으로 '죽으면 당신 곁에서 당신 죽을 때까지 귀신으로 살겠다. 다른 여자 만나면 그 여자에게 빙의할 거야.'라고 했던 나를 떠올리며, 내 진심은 어떨지 생각해 봤다. 나도 죽을 때가 되면 그에게 그렇게 말할 것 같다. "외롭지 마, 자식에게 짐 되지 마. 당신도 사랑하고, 자식도 사랑하니까. 다들 서로 행복해." 할 것 같았다. 죽음이라는 슬픔이 우리를 잠식시켰을 때, 우리는 슬픔을 슬픔으로 기억하지 않기 위해 한 문장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려... '유언'이라 부른다. 유언은 언제나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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