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도 주 5일제, 어때요?
흐린 하늘마저 좋은 토요일 아침입니다. 침대에 누워 뒤척이는 시간이 길어져도 행복한 아침입니다. 아침 공복이라 고소한 커피가 땡깁니다. 스타벅스까지는 집에서 왕복 30분이 걸려 고민이 됩니다. '볶은 콩물'일 뿐인데, 집에 '믹스커피'있는데, 걷는다는 핑계로 커피를 사러 갈지, 커피를 핑계로 걸을지 30분을 위해 한 시간 정도 고민해 봅니다. 책을 읽으며... 결국 책 읽느라 커피는 일하러 나가서 마시는 걸로 한 아침입니다.
작가님들도 그런 날들이 있나요?
문득 책과 글쓰기는 아침과 커피가 한 몸이듯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생각합니다.
행복한 하루들 중에 어떤 순간은 책도 글쓰기도 한꺼번에 귀찮거든요. 가령 남편이 돼지고기와 소주로 꼬시는 밤, 아이가 책 말고 자신을 선택하여 함께 잠들기 원하는 밤에는 설득시켜야 해요.
'오늘은 사랑을 선택해야 할 것 같아!'
조용하거나 무료한, 우울한 순간에만 책을 꺼내 드는 것은 책 입장에서는 이기적으로 보일지 모릅니다. 모든 물체에 마음이 담겼다면, 책을 제가 가스라이팅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마음 쓰레기통'이라는 말은 잔인하기는 한데, 책 읽으면 우울함이 도망갑니다. 우울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슬픔을 잊는 방법으로 시나 소설을 읽죠. 악몽을 꾼 아침에는 지난 꿈을 잊기 위해 소설을 꿈으로 뒤바꾸기도 합니다.
"난 오늘 소설을 꾼 거야. 잊자!"
그리고는 다이어리를 꺼냅니다.
"나의 꿈은 소설이었다." 한 줄을 써봅니다.
제게는 3개의 다이어리가 있습니다.
하루의 계획, 확언을 위한 일주일 스케쥴러가 있고, 오늘의 생각이나 명언을 쓰는 다이어리, 그리고 어쩌다 한 번씩 꺼내어 글감을 쓰는 노트형이 있습니다. 다이어리 꾸미기, 일명 다꾸는 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귀하기도 하고, 손으로 만들어 먹고살기에 손이 귀합니다. 오랜 시간 손에 힘을 주어 일을 하면 손가락 관절과 근육도 퇴화되고 상한 다는 것을 가족을 통해서 '안타깝게도' 경험해 봤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다꾸와 필사는 피하고 있습니다. 글자도 꼭꼭 눌러 정성껏 쓸 수 있지만, 대체로 휘갈깁니다. 손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평생 쓰면서 살고 싶어서 아낍니다. 벽돌책을 읽으며 독서의 꽃, '필사'의 유혹에 잠시 흔들렸지만, 잘 참았습니다.
손만큼이나 책에게도 고마움을 느낍니다. 마음을 다독이는 에세이 산문집, 생각을 키우는 자기 계발서, 쓴 사람과 다르게 해석해도 좋은 시집, 현실을 둘러서 재밌게 이야기하는 소설책, 전부 고맙습니다.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 "책은 작가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는 것. 물론 돈도". 그 고마움을 쉽게 덮어버리기엔 '종이 값'에 불과한 책값은 약소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독후감을 씁니다. 매 순간 고마움을 느끼며.
작가님들은 책을 읽고 어떤 마음을, 그리고 어떻게 남기시나요?
라이킷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마음으로 토요일 브런치로 '시시콜콜한 이야기 한 접시'였습니다.
커피는 셀프입니다 ;-)
다음 주 월요일에 황금종이 이어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