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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파,벽돌책] 3. 트러스트 (4일차)

나의 인생, 앤드루 바벨..

by oh오마주 Feb 01. 2024

[책정보] 제목 : 트러스트, 저자 :에르난 디아스, 장르 : 장편소설, 출판사 : 문학동네

[글정보] 제목 : [격파,벽돌책] 3. 트러스트, 글쓴이 : oh오마주



트러스트를 읽기 전 스스로에게,


질문 1. '트러스트', 우리에게 '믿음'이란 진실인가, 사실인가?

질문 2. 소설은 쓸모 있는 허구인가? 감정을 지닌 이야기인가?

질문 3. 현실을 참조했다면, 소설은 현실이 될 수 있는가?

질문 4. 믿고 싶은 것을 믿어도 될까?




파트 설명


'1. '일기' 파트는 작가가 하는 말 중에 내 가슴에 꽂힌 몇 구절, 문단이다. 노트에 기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손으로 쓰는 문장은 머릿속에 박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즐겼던 공부 방법이기도 하다.


'2. 'omg'Oh_hoMmage_oriGinal이다. 아주 짧게 작가가 쓴 글을 보고 나의 생각과 감정에 연결시킨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싶었다. 인간의 창작은 한계가 있다. '나'의 생각에 '작가의 생각'이 부분적으로 스며드는 것이 신기했다. 다르더라도 비교하며 즐기는 시간이 매우 즐거웠다. 독보적인 표현에는 감탄과 존경, 오마주가 있었다. 소설을 따라가면서도 멀리서 관망하기도 하고, 가까이서 등장인물의 감정에 휘말리기도 했다. 글을 읽는 모든 사람에도 그 순간을 선물할 수 있기를.


브런치 글 이미지 1


1. 일기


137쪽 : 확실한 결과를 보기까지 보통 세 번의 투약이 필요했으며, 그 결과는 그야말로 기적적일 거라고 아프투스박사는 다시 장담했다. 그는 헬렌이 마치 오랜 꿈에서 갑자기 깨어난 것처럼 보일 거라고 말했다. 때로는 두 번째 주사만으로도 약간의 차도가 보일 수 있었다. 벤저민은 마음이 아팠지만 아프투스에 대한 신뢰를 온전히 간직한 채 다음 치료를 허가했다.


138쪽 : 간호사는 짧은 순간에 놀라움과 당혹감을 극복했지만, 벤저민은 그녀의 눈에 증오심이 번뜩였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 -중략-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벤저민은 이것이야말로 아이를 낳은 뒤 여자의 얼굴에 떠오르는 표정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중략-헬렌은 혼란스럽고 피로해하면서도 정신이 있었고, 주변 환경에 온전히 참여하고 있었다.


140쪽 : 또 한 번 한숨을 쉰 다음, 아프투스 박사는 전에 무척 좋은 반응을 보이던 래스크 부인의 심장이 굴복하고 말았다고 말을 이었다. 자신의 위로가 언제까지나 불충분하리라는 점을 알고 있으며, 래스크씨가 조사를 하기로 결정한다면 당연히 처분에 맡기겠노라고 했다.

산맥과 땅, 벤저민의 몸에서 실체감과 무게가 빠져나갔다. 모든 것이 텅 비어버렸다.

그가 일어선 게 아니었다. 지구가 가라앉았다.


141쪽 : 다른 방을 보존한 건 단지 그 방들이 없으면 우주가 더 빈약한 공간이 되기 때문이었다.


143-144쪽 : 그녀(브레보트 부인)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꾸며낸 우스꽝스러운 애도의 장면 이면에서 진정한 고통을 느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이는 과장된 만화적 태도가 그 태도로 감추고자 했던 감정의 강도를 정확하게 드러낸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과장과 허풍으로 진짜 감정을 숨기기도 하니 말이다.


144쪽 : 시간이 지나면서 벤저민은 두려운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헬렌의 죽음이 그의 인생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본질적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었다. -중략-그는 헬렌을 자신과 나눠놓은 심연을 도저히 건널 수 없었다. -중략-지금도 그의 사랑은 변함없었다. 거리감만 절대적인 것이 되었을 뿐.


145쪽 : 헬렌이 죽은 뒤로도 여러 해 동안 돈의 근친상간적 계보에 - 자본이 자본을 낳고 그 자본이 또 자본을 낳는 - 매료되는 그의 성향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나의 인생>

앤드루 바벨


153-154쪽 : 내 인생 대부분은 소문에 둘러싸여 있었다. 나는 그런 소문에 익숙한 채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굳이 뜬소문이나 이야기를 부정하려 들지 않는다. 부정은 언제나 긍정의 일종이다. 하지만 나의 사랑하는 아내, 밀드레드가 세상을 떠난 이후로 이러한 허구에 대처하고 반박하고자 하는 충동을 유난히 억누르지 어렵게 되었다는 점을 고백한다.


155쪽 : 그리하여 나는 후세의 삶이 향상되기를 바라고 후대에 시선을 둔 채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미 지나간 것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것에 대한 흥분되는 마음을 품고 남아 있는 나의 세월을 맞이한다.


157쪽 : 뉴욕은 미래의 수도이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본성상 향수에 사로잡혀 있다. 모든 세대가 저마다 "옛 뉴욕"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들이 그 뉴욕의 적법한 후계자라고 주장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결과로 과거는 끊임없이 재발명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늘 새로운 옛날 '뉴요커'가 존재하게 된다.


158쪽 : 오늘의 신사는 어제의 벼락부자다.


162쪽 : 진정한 신사는 여가를 즐기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금융업은 사교계에서 입에 담아서는 안될 화제였다. -중략-사람들은 증조부의 서비스를 무척 고맙게 여겼지만, 증조부는 그로 인해 혜택을 보는 사람들에게 기피 대상이 되었다. -중략-


나는 이 두 가지 원칙(기회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개인의 이익은 공공의 자산이 되어야 한다)을 따르려고 늘 노력해 왔다.


166쪽 : 클래런스(조부)의 독특하고 신중하며 창의적인 접근법. 자유 은행업 시대. 화폐 변동에서 찾은 기회 등, 사례 2~3가지 -중략-

가까운 사람들에게 토미로 알려졌던 그녀(조모; 토마시나 홀브룩)는 늘 클래런스를 잘 돌보았으며, 그의 괴짜 같은 성미도 다정하게 웃어넘겼다. 토미는 그런 성격이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토미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


172쪽 : 여러모로 그건 적절한 결정이었다. 수를 다루는 나의 정확성과 수월함은 겉으로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어린 시절 내내 받은 엄격한 훈련 덕분에 생긴 것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1) 신뢰, trust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처음 눈에 들어왔다.


벤저민은 헬렌의 치료를 위해 아프투스의 '경련 치료'를 신뢰를 바탕으로 '허가'했다. 이 말이 얼마나 잔인한지 문장을 몇 번이나 곱씹었다. 신뢰와 허가가 한 줄에 쓰이는 게 일반적인데, 왜 그렇게 느껴졌을까. 그 신뢰는 공중분해되었다.


2) 드뷔시는 애도의 슬픔과 불변의 사랑을 알고 있었을까.


재즈가 아닌 클래식을 틀었다. 음악은 책의 내용과는 별개다. 음악은 내 기분을 나타내지도 않는다. 다른 장르보다 조금 더 조용하고, 리듬이 꾸밈없이 청하 할 뿐이다. 하지만, '트러스트'라는 작품을 읽으며 생각했다. 헬렌의 죽음은 절대적으로 클래식이어야 했던 슬픔이었다. 그리고 변치 않는 벤저민의 사랑하는 마음은 헬렌의 육체가 죽었다는 것과는 상관없었다. 상징적으로 애도의 슬픔과 불변의 사랑은 완전히 죽지 않음을 의미했다.


3) 거칠고 과민한 그의 표현은 전기 충격과도 같았다.


아름다운 표현은 아름다운 대로, 거친 표현은 거친 대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145쪽) 자본의 근친상간적 계보라니, 좋은 의미로 '단단히 미쳤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4) 완성되지 않은 글을 마주하는 나의 자세(166쪽, 169쪽 등)


웃었다. 정확하게는 미소 지었다. 불완전한 것의 즐거움을 찾았다. 작가가 완성하지 않은 진짜 이유를 상상했다. '날 것'의 느낌을 제대로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완성되지 않은 글을 보면서, 황정은 작가의 '일기'를 떠올렸다. 설치미술처럼 노인의 말을 쉼표로 마구 적어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불완전, 미완성, 설치미술' 그런 것들을 수식어 삼아 '자연산 광어'와 같은 이 부분을 연결시켜 본다.


5) 2부인 '나의 인생, 앤드루 베벨'로 접어들면서, 확연히 달라진 문체와 주인공의 분위기에 글이 달리는 것 같았다. 되감기가 필요 없이 시원하게 내달렸다. 벤자민의 소문과 해설이었던 이야기를 앤드루가 내면의 깊은 이야기로 하는 것도 좋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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