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드레드, 아름다운 그녀를 그는 사랑했다.
[책정보] 제목 : 트러스트, 저자 :에르난 디아스, 장르 : 장편소설, 출판사 : 문학동네
[글정보] 제목 : [격파,벽돌책] 3. 트러스트, 글쓴이 : oh오마주
질문 1. '트러스트', 우리에게 '믿음'이란 진실인가, 사실인가?
질문 2. 소설은 쓸모 있는 허구인가? 감정을 지닌 이야기인가?
질문 3. 현실을 참조했다면, 소설은 현실이 될 수 있는가?
질문 4. 믿고 싶은 것을 믿어도 될까?
'1. '일기' 파트는 작가가 하는 말 중에 내 가슴에 꽂힌 몇 구절, 문단이다. 노트에 기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손으로 쓰는 문장은 머릿속에 박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즐겼던 공부 방법이기도 하다.
'2. 'omg'는 Oh_hoMmage_oriGinal이다. 아주 짧게 작가가 쓴 글을 보고 나의 생각과 감정에 연결시킨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싶었다. 인간의 창작은 한계가 있다. '나'의 생각에 '작가의 생각'이 부분적으로 스며드는 것이 신기했다. 다르더라도 비교하며 즐기는 시간이 매우 즐거웠다. 독보적인 표현에는 감탄과 존경, 오마주가 있었다. 소설을 따라가면서도 멀리서 관망하기도 하고, 가까이서 등장인물의 감정에 휘말리기도 했다. 글을 읽는 모든 사람에도 그 순간을 선물할 수 있기를.
173쪽 : 사업은 모든 활동과 산업의 공통분모다. 따라서 사업가에게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업가에게는 모든 것이 중요하다. 사업가는 진정한 르네상스적 인간이다.
183쪽 : 나는 밀드레드에게서 위안과 지지만이 아니라 영감을 발견했다. 나는 서정적인 표현에 별 취향이 없지만, 밀드레드가 나의 뮤즈였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밀드레드 덕분에 이미 성공적이던 나의 경력은 새로운 경지로 날아올랐다.
185쪽 : 밀드레드의 얼굴을 묘사하는 건 내 언어적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다. 어떤 말로도 그녀의 섬세한 우아함을 충분히 담아낼 수 없다. 하지만 처음 소개를 받은 순간 그 우아함에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할 수 있겠다. 이 첫인상은 한 번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 반대였다. 그녀를 알면 알수록 그녀의 아름다움을 깊어져갔다. 그녀의 매력과 태도는 밖으로 표현된 그녀의 영혼이었으니 말이다.
187쪽 : 그녀에게서 뿜어 나오는 온기는 그녀의 가장 놀라운 자질이자 내 삶에 대한 그녀의 가장 위대한 공헌이었다.
189쪽 : 저택은 이 년 뒤 완공됐다. 이사한 이후 밀드레드가 느낀 기쁨은 결국 내가 경험했던 가장 압도적인 기쁨이 되었다.-중략- 그녀가 누린 가장 큰 사치가 하루가 끝날 때 마시는 한 잔의 코코아였다는 점은 겸손하고도 젠체하지 않은 그녀의 성품을 잘 드러낸다.
194쪽 : 돈을 준다는 건 힘든 작업이다. 계획과 전략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인도주의는 주는 사람에게도 해가 되고 받는 사람의 버릇도 망친다. 더 자세히. 너그러움은 배은망덕의 어머니다.
195쪽 : 너무도 많은 여성이 과도한 쇼핑을 통해 느끼는 전율을 밀드레드는 기부를 통해 두 배나 크게 느꼈다.
199쪽 : 나는 떠나기 전 밀드레드가 내 이마에 손등을 댔던 일을 언제까지나 기억할 것이다. 또한 그 특이한 몸짓이 그녀의 작별 인사라는 걸 알아채지 못한 나 자신을 영영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취리히에서 돌아왔을 때, 밀드레드는 더 이상 우리 곁에 없었다.
201쪽 : 과거가 우리에게 무엇을 건네주었든, 정해진 형태가 없는 미래라는 블록으로부터 현재를 조각해 내는 건 우리들 각자에게 맡겨진 일이다.
207쪽 : 한 아이의 교육은 아이가 태어나기 몇 세대 전에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나의 금융 교육은 백 년도 더 전에, 나의 증조부인 윌리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증조부에게서 기업가적 대담함을 물려받았다. 틀림없는 직관력을 일부 전해준 나의 아버지에게서 끝을 맺었다.
1) 그가 '사업가의 면모'에 대하여 '르네상스'를 운운하며 자화자찬할 때(173쪽),"가만히 듣자니, 이 양반 안 되겠구먼. 결과를 바라는 예술가가 어디 있나?"라고 반문하고 싶었다. 사업이라는 말이 거창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한없이 나쁘게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소설의 일부분이라고는 하지만, 실존하는 자서전의 형태라는 걸 생각하면 자만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2) 그가 사랑한 밀드레드(헬렌)에 대한 표현
한 장이지만, 한쪽이라고 말할 수 있을 분량으로, 그가 사랑한 밀드레드, 1부에서는 헬렌이라 불렸던 아내에 대해 이야기한다. (183-184쪽) '그녀가 있었기에 내 인생이 있었다. 아멘'이 한 문장으로 바꿔도 될 것 같다. 신적 존재로 평가한다. 2부의 핵심은 '밀드레드'라는 제목의 이 한 장일 것이다. 확신했다.
3) 1부와 2부의 비교
꽉 찬 문장으로 가득했던 지극히 소설이었던 '1부', 그리고 넓은 사무실을 뛰어다니는 느낌의 '2부', 둘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관점이 25도 꺾여 화자를 중심으로 날아다니는 페이지를 붙잡았다. 전혀 차갑지 않은 사람의 조밀한 이야기였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성실하다, 부지런하다, 똑똑하다, 현명하다'라는 느낌을 충분히 받았다. 1부의 벤저민과 2부의 앤드루는 같은 사람, 다른 시점이지만 너무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몇 장 남지 않은 글을 끝으로 내일이면 3부로 넘어갈 것이다. 책장이 쉽게 넘어가서 아쉬운 기분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