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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융사령관 Oct 22. 2023

MZ 세대 사이 거지방이 유행하는 경제적 이유?

생경한경제 ep15. 거지방 유행속에 숨겨진 MZ들의 경제적 고민들

MZ 세대 사이 거지방이 유행하는 경제적 이유?

(거지방 유행속에 숨겨진 MZ들의 경제적 고민들...)



물가가 계속 오르는 인플레이션 시대 경기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주머니 사정이 좋은 사람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푼이라도 절약하고 조금이라도 아껴보고자 가정에서는 배달음식이나 외식 대신에 냉장고 파먹기 등을 통해 직접 요리해서 먹기도 하고, 지인들과의 식사 약속이나 모임의 횟수를 줄이기도 하고, 오피스 상권 주변에서는 회사 구내식당이나 교내 식당을 이용 or 편의점 도시락, 삼각김밥 등으로 점심 한 끼를 때우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업들도 허리띠를 졸라 매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기업들도 낮에는 조명 사용을 줄이고 이면지 활용을 유도하거나 회식이나 출장을 줄이는 식으로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정 경제, 기업 경제, 국가 경제 더 다 나아가 글로벌 경제 대내외 환경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MZ 세대 위주로 새롭게 유행하고 있는 이른바 거지방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거지방을 알고 계신 분도 있고,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매일 지출하는 돈의 액수와 사용처에 대해 SNS나 메신저 상으로 서로 공유하면서 절약을 자랑하거나 서로 평가하는 채팅방과 소비를 최대한 절제해서 소비 없이 버티는 날짜를 계산하여 인증하는 무지출 챌린지도 유행이라고 합니다. 


흔히 거지방이라고 부르는 데 오픈 채팅방이나 밴드와 같은 메신저를 통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SNS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상으로 다른 사람들의 소비 행동을 평가하는 식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난을 인증하는 것 같아서 거지방에 참여를 넘어 열광(?) 한다는 게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데 좀 더 들여다보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조금씩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지방은 소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서로의 소비 내역을 공개하고 지출이 많은 경우 강하게 질타하는 등 절약을 위해 상부상조하기 위한 불특정 다수가 온라인이나 모바일 상에 하나로 모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거지방이라는 단어를 입력해서 검색해 보면 수백 개의 오픈 채팅방들이 나오고, 다른 SNS나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대화방이나 인증 게시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거지방은 MZ 세대의 절약 or 짠테크를 소재로 하는 일종의 놀이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방송되었던 KBS <김생민의 영수증>, <국민 영수증>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못된 소비에 스튜핏(Stupid!)을 외치면서 나무라거나 그뤠잇(Great!)을 외치면서 잘한 소비라고 칭찬하는 것이 SNS 상으로 넘어온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욜로와 플렉스가 대세였는데 이제는 짠테크의 방법으로 절약을 자랑하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이를 보면 현재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경제 상황 특히 청년층이 체감하는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찌질하게 보이거나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기 부끄럽거나 창피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던 절약이나 가난을 왜 자발적으로(?) 인증하고 심지어 자랑하거나 과시까지 하게 되는 걸까요?


나만 재정적으로 어려운 게 아니라는 동질감에서 찾는 공감과 일종의 안도감이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무지출 챌린지처럼 아꼈다는 것을 인증하면서 얻는 작은 성취도 얻을 수 있다고도 볼 수 있겠죠.  


그런데 거지방이나 무지출 챌린지와 같은 이색적인 현상이 유머나 해학이 가미된 청년들의 단순한 놀이문화나 금방 지나갈 MZ세대의 일시적인 트렌드나 경제현상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합니다. 거지방이 부상하는 경제적 이면과 MZ 세대들이 거지방 트렌드를 쫒으면서 뒤에서 하고 있는 경제적 고민들을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냥 관심을 받고 싶어서 가난하지도 않은데 참여하는 일부 보여주기식 철없는 행동을 하는 청년층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아마도 소수에 불과할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빈곤한 청년층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고, 청년들을 위한 경제적인 지원 정책 등이 크게 부족하다는 반증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거지방 말고도 청년들의 대출 연체율이 늘고 있다는 통계나 카드론 이용 증가, 저가 커피 브랜드의 약진, 직구나 공동구매 증가가 마냥 긍정적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되는 게 청년층이 처한 상황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고 복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청년층의 어려움이 길어진다면 사회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전체적인 소비 심리 위축으로도 이어져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쳐서 악순환을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꿋꿋하게 버텨가면서 거지방을 통해 절약과 짠테크를 해나가며 위기를 탈출하려는 MZ 세대들의 자세는 칭찬해야 하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대다수 젊은 세대가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우리 사회가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청년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아래와 같이 

"청년 도약을 위한 금융 상품을 만들어 주겠다. "

"가난을 인증하면 장학금 or 지원금을 주겠다."

"성실하고 열심히 무엇인가를 하면 매칭해서 이렇게 해주겠다."


일종의 수혜를 베풀겠다는 식의 접근이 아닌 청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울 하면서도 미래의 희망을 함께 꿈꾸게 하는 디테일한 정책 설계가 필요합니다. 


올해 초 화두가 되었던 대학생들 천원의 아침밥 지원 정책은 분명 좋은 취지이고,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천원의 아침밥 지원에 일시적인 관심에서 끝나서는 안됩니다. 예산 확보를 통해 더 많은 대학으로 늘려야 하고, 지속성도 담보해야겠죠.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참여하고 있는 대학들의 천원의 아침밥 지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대학교 구내식당에서 1,000원짜리 아침밥을 먹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취업하거나 창업해서 월급으로 삼겹살도 사 먹고,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이성과 데이트하면서 스테이크도 먹을 수 있다는 미래 희망의 사다리를 청년층에 놓아주어야 합니다. 영원히 1,000원의 아침밥만 먹게 해주는 것에서 끝나서는 곤란합니다. 계단을 한 계단씩 오르는 것처럼 입시-취업-결혼-출산 등 단계별로 청년들을 위한 지원 정책과 제도들이 다각도로 검토되고, 상호 복합적으로 다듬고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생경한 경제) 생활 속 사소해 보이지만 궁금하기도 한 경제 이야기를 다루는 생경한 경제 시간을 통해 MZ 세대 사이의 거지방 유행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아마도 MZ 세대와 청년층들이 미래 희망을 꿈 꿀수 있을려면 주거, 일자리, 학자금 대출을 포함한 부채 문제 등에 대한 경제적 고민이 선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MZ 세대 사이에서 거지방으로 대표되는 짠테크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뒤에 숨겨진 청년들의 경제적인 고민과 불안감에 대해 우리 사회가 함께 들여다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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