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한경제 ep14. 추석에 등장한 MZ 세대 문화 미코노미!
여러분 지난 한가위 보름달에 소원 많이 비셨나요? 2023년 추석 명절이 지난지 한 달가량 지났습니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은 무려 6일로 황금연휴라고 부를 수 있는 만큼 상당히 긴 휴일이 이어져서 다른 때보다 명절 후유증도 길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추석 연휴에도 직업의 특성상 더 바쁘게 일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을 테고, 임시 공휴일과는 무관하게 출근하고 여러 업무를 처리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을 테지만 많은 분들은 긴 여휴 기간을 알차게 보내셨으리라 믿고, 또 바쁘게 지낸 분들도 마음만은 풍성한 한가위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몇 년 전부터 MZ 세대들이 우리 사회에 각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명절 문화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닌 것 같습니다. MZ 세대들을 중심으로 이번 추석을 전후에서 뭔가 예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의 명절 경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MZ 세대가 점점 사회의 중심부로 치고 들어오면서 명절 문화 변화를 주도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번 추석에도 나타났던 미코노미 현상입니다.
그럼 여기서 미코노미는 무슨 의미일까요?
미코노미는 나(Me)와 경제(Economy)라는 말을 합친 신조어입니다. 경제활동에 있어서 내가 중심이 되어 나를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경제 트렌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주체가 되어 행해지는 경제활동을 의미하는 말에서 나를 위한 소비로 의미가 화장되었고, 최근에는 단순히 자기 자신을 위한 소비를 넘어 나의 취향과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해서 내가 판단하고 개인적인 신념까지 담아서 소비하는 경제활동으로 의미가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 가격, 디자인, 활용도, 브랜드 등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가치보다도 자신이 정한 어떤 기준에 따라 본인의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미코노미(Meconomy)가 요즘 MZ 세대들의 소비 트렌드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이 추석에도 이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럼 미코노미로 들여다보는 추석 경제 현상을 몇 가지 살펴볼까요?
미코노미에서 생각하는 소비의 가치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즈음 많은 MZ 세대들이 생각하고 있는 가치 중에 하나가 바로 친환경이라서 친환경 중심으로 한가위 생활 경제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선 미코노미 트렌드가 반영된 추석 선물 시장의 변화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명절 선물 세트를 포장하는 데에는 많은 포장지가 들어가는데 보기에는 예쁘고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환경을 생각한다면 과도한 포장은 지구를 아프게 한다고 생각하는 MZ 세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추석 선물을 고를 때에 친환경 소재의 포장지를 사용한 제품을 선택하거나 이중 삼중으로 두꺼운 포장보다는 환경을 덜 파괴하는 선물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한 대형 마트가 추석 선물세트용 보냉 가방에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는데 MZ 세대를 중심으로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대형 마트에서 구매한 추석 선물 세트에 보냉 가방으로 포장을 하여 선물을 하고, 나중에 보냉 가방을 다시 대형마트에 가져다주면 백화점 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방식이라고 하는데 추석 선물도 하면서 환경도 생각하고, 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서 일석삼조의 이득이라고 생각한 MZ 세대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기업 입장에서도 친환경 소비를 중시하는 MZ 세대들의 소비 스타일을 반영하기 위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ESG 경영 트렌드와도 일치하는 방향입니다. 더그리트라는 스타트업의 경우 자원순환 용기 사업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MZ 세대 맘을 사로잡기 시작했고, 워터 스캐너를 개발한 파이퀀트라는 스타트업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워터 스캐너는 물속에 들어있는 각종 바이러스, 세균, 중금속 등을 검출할 수 있는 일종의 휴대용 수질 측정기라고 볼 수 있는데 수질개선과 위생을 동시에 점검할 수 있어서 향후 성장성에 더 기대되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더 살펴보면 6일이 되는 길고 긴 이번 추석 연휴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거나 여행을 떠나지 않고,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명절에 혼자 있다 보면 아무래도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을 텐데 여기에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미코노미가 등장합니다. 바로 다회용 배달 용기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서비스 리턴잇을 운영하는 잇그린이라는 스타트업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배달 어플에서 다회용기 배달을 선택하면 일회용품 포장 대신에 스테인레스 소재의 다회용기로 음식이 배달되는데 이를 내놓으면 잇그린이 이를 세척해서 재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배달 어플 등장 전 동네 중국집에서 짜장면 배달 시켜 먹고 그릇을 반납하는 시스템인데 잇그린은 단순히 세척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빅 데이터와 IT 기술을 활용하고, 지자체들과 협력을 통해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미코노미에서 가치소비로 대표되는 것으로 친환경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미코노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나(Me)'를 위한 소비입니다.
이번 추석에 나를 위한 소비에 대표적인 것은 바로 여행입니다. 호텔에서 추석을 보내는 추캉스와 국내나 해외로 떠나는 명절 여행도 다 미코노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명절 연휴 기간에 고향 대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이번 추석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특히 올해는 임시 공휴일에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추석을 또 하나의 휴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게다가 6일간의 긴 추석 연휴 기간과 역대급 엔저 현상과 같은 환율 변동,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3년여간 막혔던 하늘길이 제대로 회복되어가면서 해외 여행에 대한 수요 폭발은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6일 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추석 연휴는 이미 다 지나갔고, 좀더 지나보면 추석 연휴 관련 정확한 통계들이 하나 둘 씩 나오겠지만 공항 이용객 수,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예약 건수, 추석 여행 관련 검색량 or 빅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사람들의 의지와 수요가 확실히 높아졌다는 사실은 쉽게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생경한 경제) MZ 세대들이 우리 사회의 중심부로 치고 올라오면서 명절 문화에도 조금씩 트렌드 변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생경한 경제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미코노미 현상은 명절에 한정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추석 경제 동향에서 미코노미를 빼놓고 설명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었다는 것도 부인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명절에서도 미코노미 현상은 더욱 심화 될 것으로 보이며, MZ 세대들이 주도하는 트렌드나 문화변화의 폭과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