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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융사령관 Oct 18. 2023

KTX 역방향 좌석이 존재하는 경제적 이유?

생경한 경제 Ep3. 거꾸로 달리는 고속열차(?) 역방향 좌석 있는이유?

KTX 역방향 좌석이 존재하는 경제적 이유?



국내에 고속열차 KTX가 처음 달리기 시작 한 지 20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KTX, SRT와 같은 고속열차로 주요 도시로의 빠른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지금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도 KTX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 많이 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고속 열차 KTX 티켓을 예매할 때 보면 U자 모양과 ∩자 모양의 좌석이 구분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순방향과 역방향 좌석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U자는 순방향, ∩자는 역방향 좌석입니다. 

KTX의 순방향은 정방향으로 쉽게 말하면 앞을 보고 가는 것이고, 역방향은 뒤로 가는 것입니다. 기차(열차)가 달려가는 방향과 승객이 앉아 있는 방향이 일치한다면 순방향이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역방향이 되겠습니다. 

 

역방향 좌석에서는 열차가 거꾸로 달려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멀미가 나기도 하고 뭔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역방향 좌석을 타면 어지럽고 속이 울렁울렁 토할 것 같고 그런 분들도 계시고, 순방향 역방향 상관없이 별 이상 없이 잘 이용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아마도 역방향이 훨씬 더 좋다고 역방향 티켓을 먼저 예매하는 분은 거의 안 계실 것 같습니다. 보통은 KTX 순방향 좌석이 모두 매진되고 나서 역방향 좌석이 팔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역방향이 멀미가 나기도 하고 불편하지만 명절이나 휴가철 혹은 공휴일에 수요가 몰려 있을 때 or 급하게 표를 구해서 몇 시간 안에 고속 열차 이용을 하게 되는 경우처럼 순방향 좌석이 없는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역방향 좌석을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의외로(?) 역방향 좌석에서 뒤로 달리는 것을 즐기시는 분들도 많이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일부 계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KTX의 경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역방향은 좌석 할인을 더 해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역방향 순방향 구분 없이 똑같은 운임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시 궁금증이 생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역방향 좌석을 왜 만들었고, 왜 그대로 놔두고 있을까요? 지금의 열차를 제작하는 기술이라면 역방향 좌석을 그대로 둘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KTX 역방향 좌석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이유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숨어져 있습니다. 고속 열차 내부에 순방향과 역방향 좌석 구성에 기술적인 이유나 과학적인 이유 때문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경제적 이유였다는 사실이 좀 의외입니다. 


KTX 열차의 역방향 좌석을 두고 있는 것에는 어떤 경제적인 이유가 숨어 있는지 생활 속에서 궁금한 사소한 경제 이야기를 풀어보는 생경한 경제 시간을 통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제는 KTX나 SRT와 같은 고속 열차를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기술로 만들 수 있게 되어서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고속 열차들은 역방향이 없습니다. 신형과 비교해 과거 고속 열차인 KTX 구형 열차의 경우에만 순방향 역방향이 나누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고속 열차가 아닌 일반열차 새마을호나 무궁화호의 경우에는 좌석을 돌릴 수 있게 설계가 되어 있어서 열차 내 의자를 돌려서 순방향 역방향 자유롭게 조절이 가능한데 구형 KTX 열차는 이런 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열차 내부의 의자(좌석)를 돌릴 수 있는 장치를 전부 설치한다면 열차가 무거워지고 그렇게 되면 스피드가 생명인 고속 열차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기에 초기 도입에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순방향 반절, 역방향 반절 이런 식으로 설계를 한 것인데 이는 우리나라가 고속 열차 기술을 프랑스로부터 가져오게 되었다는 점도 영향이 있습니다. 


사실 국내 고속 열차가 도입되어 운행을 시작한 게 2004년으로 아직 개통된 지 20년에서 1년이 모자랍니다. 그리고 30대 이상이라면 아마도 기억하실 텐데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고속 열차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어서 해외 선진국으로부터 수입을 해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경쟁상대는 프랑스의 TGV와 독일의 ICE가 유력했었는데 최종적으로 프랑스의 TGV가 파격적인 수준의 기술이전 약속과 단순히 고속 열차만 수입한 게 아니라 이와 연계되는 열차 및 고속화 철도나 선로의 유지 보수 시스템 전부를 가르쳐 주겠다는 조건 등으로 프랑스의 TGV가 선정되었던 것이죠. 


테제베(TGV) = Train a Grande Vitesse

테제베보다는 떼제베~ 떼제베~ 이렇게 불렀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거 기억하면 또 옛날 사람에 가까워지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요. ㅎㅎㅎ

 

다시 고속 열차의 역방향 좌석의 존재 이유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프랑스는 왜 순방향 역방향을 나누어 놓았던 것일까요? 

일단 프랑스 고속 열차는 우리나라의 KTX와 비교해 보면 열차 내부가 좁아서 의자를 돌릴 수 있는 장치를 열차 내부에 설치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유럽은 왜 순방향 역방향 나누었을까요?

프랑스인들이나 유럽인들 서양인들은 역방향 좌석에 앉아서 장거리 기차 여행을 해도 멀미를 안 하나? 덜하나? 거꾸로 가는 걸 좋아하나? 궁금합니다. 

유럽은 철도망으로 서로 다 연결되어 있는 내륙입니다. 다시 말해 한 국가 내부에서만 열차가 달리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건너다니는 국제 열차이고 국제노선이 많은 지역이라는 얘기죠. 

우리나라는 호남선이면 용산역 출발 광주 송정역에 도착하면 되고, 경부선이면 부산역 출발이면 서울역 종점까지 한 방향으로 쭈욱 달려가면 되는데 유럽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여러 나라를 거치고 온갖 다양한 규격의 철도와 역사들을 지나 열차가 어느 국가에서는 앞으로 갔다가 또 다른 역에 진입할 때에는 뒤로 갔다가 할 수 있는 철도 노선들이 있기 때문에 따라서 순방향으로만 하면 어느 구간에서는 모두가 역방향으로 달려가는 구간이 생기는데 그래서 순방향과 역방향을 나누어서 열차 객실을 구성한 것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경제적 이유도 있는데 서양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마도 이 부분이 더 큰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순방향과 역방향 좌석을 50대 50으로 구성할 경우 열차 내부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서 비교적 더 많은 좌석을 확보하고 열차 티켓을 최대한 더 판매할 수 있는 경제적 이유도 숨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위에서 신형 KTX 열차의 경우에는 회전이 가능한 기술이 적용된다고 했으니 추가적인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기지는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구형 KTX 열차도 이제라도 기술적으로 수리(보완 및 개조)하거나 회전이 가능한 좌석으로 전면 개조하면 되지 않을까요? 


네~ 상당히 합리적인 궁금증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수리하거나 개조하는 비용과 신형 KTX 열차 도입 경제성을 놓고 연구 분석을 해본 결과 아마도 신형 고속 열차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게 더 좋다는 결론이 났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생경한 경제] KTX-산천과 같은 신형 고속 열차는 회전형으로 순방향, 역방향이 구분 없으며 이제는 우리나라 자체 기술만으로 고속 열차 제작 및 선로 및 고속철도 운영 시스템 유지 보수가 가능하며, 심지어 2~30년 전 프랑스로부터 고속 열차 기술을 수입해 온 국가에서 이제는 우리나라 고속 열차 기술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고 전수해 주는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고속 열차 기술을 갖고 있는 국가가 되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한 번 느껴보면서 KTX에 역방향 좌석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이유에는 과학적 or 기술적 이유가 아닌 경제적 이유가 숨어 있었다는 점 생경한 경제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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