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하면 몇 주 하고 끝일줄 알았는데 평생다이어트가 된다. 하지만 나의 최애 쫄면은 잊기 힘든 음식이다.
쫄면, 떡볶이 안 좋아하는 여자가 있을까?
매콤하고 달달하고 식감까지.... 먹어도 먹어도 맛있고 또 먹고 싶다. 운동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점심은 뭐 먹지???" "맛난 거 먹고 싶은데... 차려주는 밥상 먹고 싶은데...." 그런 일은 나에게 자주 오지 않는다. 샤워를 하려다가 먹고 싶은 욕망을 물리치지 못하고 점심부터 준비한다. 오늘만큼은 운동 열심히 했으니까 소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쪼금만 먹자고~ 0kcal 스리랏차 소스를 듬뿍 짠다. "찌~~~~~익 뿌부부부부부~~~~" 알룰로스, 맛간장, 고추장, 식초를 넣고 쉐킷쉐킷 섞어본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 나고 행복하다.
ㅎㅎㅎ 너무 쪼아!
그럼 오래 걸리는 계란을 꺼내 삶아본다. 간식으로 먹을 양까지 넉넉하게.... "반숙, 반완숙으로 삶을 테다. 노른자가 부드럽고 딱 맛있는 정도로....."
나도 양심은 있다.
곤약면을 먹을까? 두부면을 먹을까 고민하다. 난 양배추의 식감이 너~~~~~무 좋으니까 양배추 쫄면을 만들어본다. 하지만 생양배추를 많이 먹으면 배가 아린 느낌이 있어 얇게 채 썰어 끓는 물에 넣다 바로 빼서 식감은 살아있는 양배추를 만들어본다. "나 너무 똑똑한거 아냐?"
"팽이버섯도 넣으면 맛있겠지? 쫄깃쫄깃~ 쫄면보다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좀 더 많이 넣을까? 그만 넣을까?" 고민 백번하다 팽이버섯을 갈기갈기 찢은 다음에 살짝 데쳐낸다. 데쳐서 물기를 짜니 애기 한주먹, "에잇! 더 할걸...." 지금이라도 좀 더 할까 말까 고민을 하다.
그냥~ 적당히 먹자!!!
마지막 2개 남은 금사과를 꺼내 마지막 사과 엄마도 좀 먹어보자며, 껍질 벗기고 채 썰어내면 달콤한 쫄면 준비완료이다.
맛나라 맛나라 맛나져랏! 신난다. 신난다~~~~
그릇에 물기 꽉 짠 양배추를 깔고, 닭가슴살 찢어놓은 듯한 팽이버섯을 곱게 덮어주고, 채 썬 사과를 올려준다. "벌써 맛있어~" 계란까지 까서 딱 놔주면~
그래 바로 이거야!!!!
하지만 난 예쁘게 먹긴 틀렸다. 다시 양푼에 재료를 부어버린다. "아줌마가 뭐~ 맛있으면 되지...." 소스를 최대한 적게 넣고 싸악 싹 비벼본다. 마법사의 주문이라도 걸면서...
맛있어진다~ 맛있겠다! 완전 맛나져라~~~~ 얍얍얍!!!
급한 마음 양푼에 먹으려다 다시 고상한 척 또 그릇에 곱게 담아본다.
아줌마지만 예쁘고, 우아한 아줌마이고 싶으니까.... 그만해랏!!! 설겆이도 내가 한다~~~~
변덕이 죽을 끓던가? 김치가 당겨 결국 당근라페를 위에 부어 먹어버린다. 예쁘고 싶지만 예쁠 수 없고, 막 먹고 막무가내로 하고 싶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예쁘고 싶으니까.... 변덕쟁이, 미치광이 아줌마가 된듯하다.
역시 쫄면은 옳았다.
소스에 대한 죄책감이 남아있지만, 그대로 양배추산이 된 쫄면을 먹으며 너무 행복하니까~ 다이어트는 그냥 평생, 쭈욱 하는 건가 보다. 쉼, 휴식이 없이 그냥 다이어트와 포기라는 단어만 존재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