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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의 향과 맛을 친절하게 전하는 방법

#청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친절한 표현을 씁니다.

by 은수빈

1) 핵심 내용은 그대로 두고 불필요한 표현은 걷어냅니다.

2) 발표가 하나의 스토리로 완성되도록 연결합니다.

3) 청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친절한 표현을 씁니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MBTI 검사를 받았습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퀴즈로 재미 삼아 한 적은 있는데 정식 시험지에 체크하고 결과를 보며 상담 선생님에게 해석까지 들은 건 처음이었죠. 8가지 특성을 보면서 혼자 추측했던 타입, 인터넷 퀴즈로 했던 타입, 정식 테스트로 나온 타입, 이렇게 세 가지 타입의 결과가 모두 같았습니다. 제 성향은 꽤 진하고 공고하게 자리 잡은 모양입니다.


시험도 아니고 간단하고 재미있는 테스트인데도 상담 선생님과 마주 앉으니 긴장이 되더군요. 선생님은 절차에 따라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먼저 말로 설명하고, 시험지 앞면에 나와 있는 가이드를 눈으로 보면서 한 번 더 확인하는 방식으로 반복했습니다. 혼자 읽어보라고 했으면 대충 훑고 넘어갔을 텐데 이중으로 알려주니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되었습니다. 가족으로서의 나, 일할 때의 나, 글 쓰는 나, 이렇게 우리는 여러 페르소나로 살고 있잖아요. 그런 것 상관하지 말고 정말 '나'에 대해 답을 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는 한 번 더 다짐을 했어요. 두 가지 문항 중에 정말 모르겠을 때 어떻게 선택하면 되는지도 알려주었어요. 그런 안내가 귀찮거나 번거롭지 않더군요. 잊을 수 있는 부분을 한 번 더 알려주어 좋았습니다.


당연하고 사소하지만 그래도 알려주면 효과가 좋은 것은 발표에서도 통합니다. 청중이 발표의 흐름을 잘 따라오는 데 도움이 되는 친절한 표현들을 알아봅니다.


슬라이드에 정보를 빼곡히 담을 때가 있습니다. 도표, 그래프 혹은 맵으로 표시합니다. 한눈에 압축해서 담아 깔끔하긴 한데 설명을 듣다 보면 어디쯤을 말하는지 이해하기 귀찮아질 때가 있어요. 이럴 때 친절한 표현을 더해주면 청중이 발표의 흐름을 따라오는데 효과적입니다.


바로 설명에 들어가기보다는 "화면 가운데 그래프를 보시면" 하고 시작하면 청중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누적 평균 대비 지난해 성과가 아웃퍼폼 했습니다." 이렇게 하기보다는 다음처럼 설명해 보세요.


"그래프에서 빨간색 선은 지금까지의 누적 평균을, 파란색 막대그래프는 지난해 성과를 나타냅니다. 파란 막대그래프가 빨간 막대를 뚫고 위로 올라가는 부분이 있는데요, 작년 성과가 평균 대비 높았음을 말합니다."


"점이 많이 모여 있는 부분을 보시면" 보다는 그 부분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어도 좋습니다.


"화면 왼쪽에 사분할 지도가 있습니다. 지도의 오른쪽, 아랫부분을 보시면 크고 작은 점이 많이 모여 있는데요,"


이렇게 친절한 안내 멘트는 청중에 따라 조절할 필요가 있어요. '이해'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시간도 여유 있을 때 쓰는 게 좋아요. '결과'를 보고하는 목적이고 그래프는 보조 자료에 불과하다면 간략하게 의미만 언급하고 넘어가는 게 좋습니다.


몇 가지가 열거될 때에는 듣는 사람의 머릿속에 구조를 먼저 그려주면 좋습니다.


온오프라인 전략을 소개한다면 먼저 이렇게 구조를 그려주세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 중에서 먼저 온라인 마케팅 전략입니다."


방법을 여러 가지 제시할 때도 서수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총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중략), 두 번째는 (중략),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중략)입니다."


작고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말이지만 감초 같은 역할을 하는 친절한 표현들을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잘 다듬고 정리한 내용과 표현을 어떤 목소리로 전달하면 좋은지 다음 시간부터 새롭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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