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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 Feb 27. 2024

모든 것은 태도에서 시작된다

attitude is everything

기존 회사를 그만두고 전혀 다른 분야의 

캠핑카를 만들기 위해 이직을 하였습니다. 

집에서 무려 왕복 80km 거리를 출퇴근하였습니다. 

회사에서 영업을 하니 차를 하나 마련해 주셨습니다. 

계속 영업을 했었기 때문에 자차를 사본 적이 없고 

항상 회사에서 차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3년에 보통 15만 킬로 이상을 운전하니 항상 새 차를 받았었는데 

회사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중고차를 받게 되었습니다. 

중고차도 사실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지만 차의 문을 여는 순간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담배냄새가 너무 심각하게 났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내부 세차를 해주는 곳을 알아보고 

청소를 했음에도 담배냄새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이집 다니는 애들을 태우기에는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내가 돈이 있었다면 차를 사서 태워 주면 되는데 

아직 그럴 형편이 안 되니 회사에서 주는 차를 타야만 했습니다. 

추운 날에도 혹시 담배 냄새를 맡으면 좋지 않을까 봐 

옷을 두껍게 입히고 창문을 열고 운전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빠로 너무 미안했습니다. 

이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이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 싫었습니다. 

분명 캠핑카를 만들기 위해 간 곳은 밑에부터 

하나씩 배워야 한다고 하면서 수리가 끝난 차 세차 하는 

일을 저에게 맡겼습니다. 


하루 이틀 세차를 할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영업으로 일도 잘했던 나에게 세차를 시킨다? 

회사가 마이너스 일 아닐까? 혼자 생각을 했지만 

위에서 시키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이 하였습니다. 

회사 가서 하는 일은 출근하지 않는 대표님 아들 깨우기, 

아들 집 찾아가서 데리고 오기, 수리 끝난 차 세차하기, 

미수업체 돈 받아오기, 수리 끝난 차 고객님께 전달하기 등 

영업의 일들이 아닌 그냥 잡일을 계속했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세차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났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세차를 할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감정이 좋지 않으니 스트레스는 계속 쌓이고 있었습니다.


근데 어느 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내가 혹시 세차 사업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제부터 내가 한 세차에 대해서 100% 만족할 수 있도록 

제대로 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참 신기한 게 마음을 다잡고 세차를 하러 가니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더 깨끗하게 세차를 하고 고객님이 

더 좋아하실까? 고민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더 좋은 세차 용품을 구매하고 

세차를 할 때 적용도 시켜보고, 

고객님 입장에서는 수리가 된 차를 서비스로 받는 

세차이지만 돈 주고 맡겼을 정도의 서비스로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마음을 새롭게 먹은 뒤로는 세차를 해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고 점점 차가 더 깨끗해지는 것을 보니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고객님들이 수리 맡겼는데 세차를 정말 깨끗하게 해 줘서 

기분이 좋다는 말씀을 해주실 때는 한없이 기뻤습니다. 

하지만 영업의 대한 아쉬움은 항상 크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난 사람들을 만나서 에너지도 받고 상대방을 설득해서 

성취감을 느껴야 하는데 지금 하는 일은 사람들도 만나지도 않고 

세차를 깨끗하게 했다는 만족감 하나였습니다. 

3개월 정도를 하면 끝이 나고 다른 일을 배울 줄 알았는데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세차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대표님의 아들이 출근을 할 때면 이렇게 회사를 

안 나온다면 나 회사 그만둘 것이다. 

난 이 회사에 캠핑카를 만들기 위해 왔지 세차를 위해서 

온 것이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이야기를 했더니 

그다음 날부터 대표님 아들은 회사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는 아내의 말을 받아들이고 

감정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닌 이성적으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를 채용해 준 회사이기에 후임으로 들어올 사람에게 

인수인계도 해줘야 하고 회사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나가겠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캠핑카를 만들기 위해 

나를 부른 것이 아니라 대표님 아들이 나의 말을 잘 경청해 

주었기에 말 안 듣고 회사에 안 나오는 아들을 회사에 

나오게 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해도 이렇게 이용당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답답하고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그 자리에 있을 때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세차를 하면서 마음가짐 즉 태도를 왜 내가 이런 일을 하지? 

내가 이거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하면서 불만만 계속 쌓아갔다면 

결국 손해 보는 사람은 저입니다. 


어떤 일을 마주하고 그 일에 대해서 어떤 태도로 시작을 하고 

마무리했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는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의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도 세차는 기가 막히게 

잘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정말 쓸데없는 경험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의 저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힘이 들 때면 아내와 많은 대화를 하였습니다

아내 역시도 힘들어하는 나를 보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회사 나간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도 

더 이상 세차 못하겠다. 당장 이야기 하고 회사 그만두겠다 

이야기할 때도 차분 한 말투로 저를 설득하면서 

절대 감정적으로 하면 안 된다고 알려주고 

최소 3개월, 6개월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고 

그다음에 회사를 나오는 게 좋겠다고 말해준 아내였습니다. 

아무것도 배우는 것 없이 나오는 것은 시간마저도 

허비하는 시간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기존에 일했던 다른 업체에서 연락이 와서 함께 

일해보자고 말을 저에게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힘든 와중에 누군가 나에게 손을 뻗어서 

잡아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자체가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캠핑카를 만들기 위해 갔던 곳은 6개월 동안 

세차를 하다가 막을 내리고 다시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이 아니었다면 평생 그런 일은 해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세차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웠습니다. 


그동안 내가 했던 일이 참 감사한 거구나. 느끼는 점이 많았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추운 날씨에도 어쩔 수 없이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더우면 에어컨 켜면 되고 추우면 

엉따도 하고 히터 켜면 되는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보통 나보다 앞선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을 졸이고 

더 급하게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들이 많지만 

아주 가끔씩은 가만히 서서 뒤에서 오는 사람들도 한 번 쳐다보고 

내 옆에서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나 자신을 위로하고 잘했다고 

칭찬하면서 다시 신발 끈을 조이고 앞으로 나가는 방법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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