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누군가 속삭였어.
'죽고 싶어'
그는 내 귀에 한 번 더 속삭였어.
'죽고싶어'
그리고 나서 내 머릿속은 온통 '죽고 싶어'란 글자로 가득해졌어.
누군가 말했어.
'저기 한강다리에 가서 뛰어 내리는 게 어떨까?'
그러자 다른 누군가 속삭였어.
'바보, 한강다리는 구조대가 금방 구하러와.'
'그럼 수면제는?'
'그냥 자다 깰려구?'
상가 유리 계단에서 떨어지는 거 어때?
'잘못 떨어지면 못 죽고 몸만 망가져.'
머릿속이 시끄러운데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들렸어.
"천천히 생각해.
난 완벽히 죽고 싶으니까."